공무원·업체 대표 등 10명 입건…여성기업 특례 악용 의혹도
뇌물수수·직권남용·알선수재 등 적용…사법처리 악몽 되풀이
▲민선 8기 임기를 닷새 앞둔 구복규 화순군수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군 발주 수의계약 공사를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금품을 주고받은 의혹으로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 등 10명이 함께 검찰에 넘겨지면서 화순군청이 초유의 비리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제공=화순군
화순=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민선 8기 임기를 닷새 앞둔 구복규 화순군수가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군 발주 수의계약 공사를 특정 업체에 몰아주고 금품을 주고받은 의혹으로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 등 10명이 함께 검찰에 넘겨지면서 화순군청이 초유의 비리 의혹에 휩싸이게 됐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구 군수와 담당 공무원, 공사업체 대표, 브로커 등 모두 10명을 뇌물수수, 뇌물공여, 알선수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 군수 등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화순군이 발주한 수의계약 공사 9건이 특정 업체에 돌아가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업체는 계약 수주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고, 민간인 브로커는 업체와 공무원 사이에서 계약 성사를 알선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업체는 여성기업에 대해 수의계약 한도를 5000만 원까지 확대하는 특례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대표자 명의를 내세워 여성기업으로 등록한 뒤 수의계약을 수주하는 방식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방식으로 해당 업체가 따낸 수의계약 공사는 모두 9건으로, 계약 규모는 약 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알선수재 혐의 외에도 청탁금지법 위반, 여성기업법 위반, 건설산업기본법상 불법 하도급 혐의를 함께 적용했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지난해 12월 화순군청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고, 수개월간의 수사를 거쳐 관련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화순군은 민선 지방자치 출범 이후 역대 군수들의 잇따른 사법처리로 전국적인 오명을 써온 지역이다. 2002년 임호경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군수직을 상실했고, 이후 부인 이영남 씨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부부 군수'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이어 2008년에는 전형준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낙마했고, 보궐선거를 통해 동생 전완준 군수가 당선되면서 전국 최초의 '형제 군수' 사례가 됐지만, 전완준 전 군수 역시 선거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됐다. 뒤이어 당선된 홍이식 전 군수도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는 등 군정이 잇따른 비리와 사법 리스크에 휘말렸다.
이번에는 구복규 군수까지 수의계약 특혜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화순군은 또다시 '군수 잔혹사'를 반복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만 화순군은 민선 6·7기 구충곤 군수 재임 시절에는 강도 높은 청렴 행정을 추진하며 조직 분위기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 전 군수는 취임 직후 전 직원 청렴서약과 청렴실천 결의대회, 부패 공직자 퇴출제, 청렴 간담회 등 30여 개의 청렴 시책을 도입했고,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도 민선 6기 첫해인 2015년 4등급에서 2등급으로 두 단계 상승하며 전국 군 단위 71위에서 13위로 58계단 뛰어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이후에도 내부청렴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청렴 1번지 화순'을 군정 목표로 내세웠다.
다음 달 1일 취임하는 임지락 화순군수 당선인도 선거 과정에서 “청렴과 공정, 원칙이 바로 선 군정을 만들겠다"며 구충곤 전 군수 시절의 청렴 행정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역 안팎에서는 역대 군수들의 잇따른 사법처리로 실추된 화순군의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민선 9기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