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ESG 보고서, 미래 성장 전략 공개
‘AI·자연자본 관리·사회적 가치 창출’ 경쟁
생산적·포용금융 확대, 지속가능 성장 로드맵
ESG 공시, 금융지주 경쟁력 새로운 잣대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국내 4대 금융지주(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일제히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가운데 ESG 공시가 그룹의 중장기 전략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드러내는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각 금융지주는 ESG 공시 의무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생산적·포용금융, 인공지능(AI), 자연자본, 사회적 가치 창출 등 핵심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금융지주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생산적·포용금융이라는 공통 비전 아래 AI·공시 혁신, 사회적 가치, 기후·자연 통합관리 등 각기 다른 전략적 방향성을 담아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보고서를 고객·임직원·지역사회 대상 스토리북, 투자자용 보고서, 평가기관용 데이터북 등 3권 체계로 개편하며 이해관계자별 맞춤형 정보 제공에 나섰다. 특히 새롭게 선보인 스토리북을 통해 포용금융을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축으로 내세웠다.
KB금융은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93조원, 포용금융 17조원 등 총 11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서민·취약계층 지원에 10조5000억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6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확대, 장기 연체채권 소각, 채무조정 지원, 심리상담 서비스 등 금융 사각지대 해소와 재기 지원 사례를 다수 담으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금융'이라는 방향성을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AI와 글로벌 공시 대응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기존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TCFD) 보고서를 대신해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기반 기후공시 예비보고서를 새롭게 도입하고 자연관련재무정보공개협의체(TNFD) 분석 체계를 고도화했다.
특히 생성형 AI 시대에 맞춰 보고서 구조와 데이터 표현 체계를 AI 친화적으로 개편한 점이 눈길을 끈다. 글로벌 PDF 접근성 검증 도구인 PAC(PDF Accessibility Checker)를 활용해 콘텐츠 구조 적합성을 높였고 ESG 정보를 기계가 읽고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재구성했다. TNFD 보고서도 별도로 구성해 기업과 금융 포트폴리오의 '자연자본' 의존도와 영향도를 분석하는 등 글로벌 ESG 흐름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을 지속가능경영의 주요 축으로 제시하며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95조원, 포용금융 15조원 등 총 11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담았다.
▲시계방향으로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사진=각 사
하나금융지주는 '손님과 사회 모두에 실질적 가치를 더하는 하나의 여정'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ESG 전략의 중심에 배치했다. 올해 그룹 출범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의 ESG 성과를 집약하고 2021년 ESG 비전 선포 이후 추진해 온 9대 핵심 과제의 이행 성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녹색·전환금융 확대, 생산적 금융 지원,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 소셜벤처 육성 등 사회 문제 해결과 경제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하는 활동들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금융권 최초로 구축한 ESG 공시 데이터 관리 시스템도 보고서에 반영하며 공시 투명성과 데이터 신뢰성을 높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 또한 생산적·포용금융 비전을 내세우며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84조원, 포용금융 16조원 등 총 100조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기후와 자연자본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했다. 올해 처음으로 '기후·자연 통합보고서'를 별도 발간하고 KSSB 기준을 적용한 기후공시 체계를 구축했다. ESG 금융과 금융소비자 보호, 금융 인공지능 전환(AX) 혁신 등을 특별 보고 형식으로 구성해 그룹의 핵심 전략 과제를 부각했다.
특히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기후금융 확대를 그룹의 지속가능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며 친환경 금융과 사회적 금융 지원 성과를 소개했다. 우리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을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을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부각했다.
투자자 중심의 정보 공개를 넘어 금융 소비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ESG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금융권에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단순한 ESG 활동 보고서를 넘어 그룹의 철학과 미래 비전을 보여주는 전략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과거에는 환경·사회 활동 실적을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포용금융, AI 혁신, 기후 대응, 사회적 가치 창출 등 각 금융지주가 추구하는 성장 방향과 정체성을 담아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SG 공시가 '의무'를 넘어 금융그룹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새로운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