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돈은 대기업만 간다”...중소기업 ‘대출 소외’ 5년째 심화

송두리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05 10:49

기업대출 상반기 28조↑…대기업 20조
5년 새 대출 비중 13→22%
중기 대출 잔액 비중 5년 동안 9%p↓

반도체 중심 대기업은 호황, 중기는 ‘경영 악화’
리스크 관리 등에 은행 대기업 대출 확대

대출.

▲서울의 한 시중은행.

지난 5년간 은행권 기업대출 공급에 대기업 쏠림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대출은 기업대출 잔액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생산적·포용금융을 강조하고 있으나 경기 부진과 건전성 관리 영향으로 대기업 중심의 자금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5일 각 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상반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873조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28조3591억원 증가한 규모다. 전년 상반기(+9조1158억원)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상반기 증가액과 비교하면 올해 증가세는 예년 수준이다. 상반기 기업대출 증가액은 2021년 26조9746억원, 2022년 37조8673억원, 2023년 28조5861억원, 2024년 44조342억원이다. 지난해 증가 폭이 이례적으로 둔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과거 흐름을 회복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 성장이 두드러졌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90조3641억원으로 상반기 동안 20조649억원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상반기 증가 폭은 2021년 1232억원 감소에서 2022년 9조5151억원, 2023년 17조6943억원, 2024년 22조4537억원으로 확대된 후 지난해 7조2580억원으로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20조원대를 기록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은 예년보다 오히려 축소됐다. 상반기 말 잔액은 682조7204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8조2942억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액(1조8578억원)보다는 증가했으나, 2021년 27조978억원, 2022년 28조3522억원, 2023년 10조8918억원, 2024년 21조5806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5년 전 대비 상반기 증가 폭은 31% 수준에 그친다.



이 같은 흐름에 기업대출 잔액에서 대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비중은 상반기 기준 2021년 13%에서 2022년 13.6%, 2023년 16.8%, 2024년 19.6%, 2025년 20%, 올해 21.8%까지 높아졌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2021년 87%에서 올해 78.2%로 감소했다.


은행권은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성장이 제약되고, 정부의 포용·생산적 금융 확대 요구에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으나 실제 신규 자금 공급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기업은 통상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지만 회사채 금리 상승 등 채권시장 여건이 악화하며 은행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에 유리한 우량 대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경기 부진에 중소기업·개인사업자의 영업 환경은 악화하고 있어 대출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기업 간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반도체 기업 중심의 대기업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개인사업자들은 부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15%에 그쳤으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5%를 기록했다. 이중 중소법인 연체율은 1.03%로 1%를 넘어섰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82%로 나타났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서비스업이나 요식업에 몰려 있어 업황이 좋지 않다"며 “연체율이 늘어나며 상·매각 대상이 늘어나고 채권 유동화도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한 생산적금융은 대규모 자금을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실제 자금은 대기업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기업 투자를 통한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보다 기업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다"며 “건전성 관리에 위험이 되지 않는 선에서 보증서 대출 확대 등을 통해 안정적인 대출 공급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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