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 대출이자만 오르네”…세계 덮친 ‘고금리 시대’ [이슈+]

박성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06 11:37

“23개국 기준금리 경로 상향”
한은도 내년 3.5% 전망

전쟁 후폭풍·AI 인플레 우려에 고금리 장기화
트럼프 예측불가 행보가 변수


AMERICA 250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UPI/연합)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경로가 기존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이란 전쟁은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그 여파는 앞으로 수년간 글로벌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연구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는 전 세계 23개 주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경로가 지난해 말 5.17%에서 2028년 말 4.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올 1월 당시 예상했던 2028년 말 전망치 3.82%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들 23개국은 전 세계 경제의 약 90%를 차지한다.


특히 선진국 금리 전망치가 크게 높아졌다. BE는 2028년 말 선진국 기준금리 전망치를 올 1월 2.47%에서 2.90%로 약 0.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BE의 제이미 러시 글로벌 경제 디렉터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중앙은행들은 물가 대응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유가가 다시 하락했음에도 물가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크게 뛰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기존의 매파적 기조를 쉽게 철회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BE는 이번 전망이 세계 각국의 인공지능(AI) 도입 경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AI발 물가 압력은 향후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충격의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USA-FED/WARSH

▲케빈 워시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경우 BE는 기준금리 상단이 올해 말까지 현 3.75% 수준에서 유지된 뒤 내년 말 3.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최소 0.25%포인트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BE는 “연준 개혁을 위한 워시 의장의 태스크포스(TF)가 매파적으로 변하고 있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관망세를 유지할 명분을 제공하면서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가시화되면 연준은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주요 7개국(G7) 국가들의 경우 각국의 금리 경로가 엇갈리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2.25%(현재)→2.5%(연말)→2.0%(2027년말) ▲일본은행 1.0%(현재)→1.25%(연말)→1.5%(2027년말) ▲영란은행(BOE) 3.75%(현재)→3.75%(연말)→3.5%(2027년말) ▲캐나다중앙은행 2.25%(현재)→2.5%(연말)→3.0%(2027년말) 등이다.


중국의 경우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가 현재 1.4%에서 올해 말 1.3%, 내년 말 1.2%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회원국 중앙은행들도 내년까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인도는 기준금리가 올해 말 5.5%로 0.25%포인트 오른 뒤 내년 다시 5.25%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됐다.




발언하는 신현송 한은총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가 올해 말 3.0%로 높아지고, 내년 말에는 3.5%까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측됐다.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이어지고, 주택시장 과열 우려까지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수년 만에 가장 매파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BE의 권효성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AI 반도체에 대한 강한 수요가 수출과 생산을 끌어올리며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고, 부채 증가를 기반으로 한 증시 랠리 등 금융 여건도 지나치게 완화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때를 놓치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한은이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이후 세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3.5%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호주중앙은행은 기준금리가 현재 4.35%에서 내년 말 3.3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 반면 스위스는 0%에서 0.5%, 뉴질랜드는 2.25%에서 3.0%로 각각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소비자와 기업은 단기적인 물가 상승뿐 아니라 높아진 대출금리를 더 오랜 기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는 고금리를 감내할 여력이 이전보다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이러한 회복력은 앞으로도 계속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번 중동 전쟁 역시 지난해 미국의 대규모 관세 정책에 이은 또 다른 충격이라는 지적이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국제부 mediapark@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