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진화하는 AI 드론 테러…“민항기 격추 시 공항 마비 사태”

박규빈 기자 배한비 인턴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11 16:39

중동 드론 피격 현실화…국내 핵심 인프라 겨냥
“최근 5년 간 인천국제공항 미인가드론 526건”
“기존 드론 전파방해 방어 체계는 한계에 직면”
혁신적인 방어 기술과 컨트롤 타워 일원화 촉구

김명진 한국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 전략연구위원장(강원대학교 경영정책과학대학원 안보전략학과 교수)

▲지난 9일 김명진 한국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 전략연구위원장(강원대학교 경영정책과학대학원 안보전략학과 교수)이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보이지 않는 위협, 신종 드론테러 예방과 공항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대테러·대드론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한비 인턴기자

최근 중동 지역 공항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신종 테러로 현실화되는 가운데 국내 공항의 드론 대응 체계를 전면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인공 지능(AI) 기반 자율 비행 드론과 군집드론의 확산으로 기존 전파 방해(재밍) 중심의 안티 드론 체계는 한계에 직면했다며, 관련 법·제도 정비와 혁신적인 방어 기술 도입과 컨트롤 타워 일원화를 촉구했다.


지난 9일 한국항공보안학회와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보이지 않는 위협, 신종 드론테러 예방과 공항 대응 전략'을 주제로 대테러·대드론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방부·국무총리실 대테러 센터·경찰청·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공항공사 관계자들과 드론·항공 보안 전문가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는 김명진 항공보안학회 대테러·대드론 전략연구위원장(강원대학교 경영정책과학대학원 안보전략학과 교수)이 맡았다. 김 위원장은 드론 117기로 러시아 폭격기 12대를 완파한 우크라이나의 '스파이더 웹' 작전과 1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을 입은 쿠웨이트 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피격 사건을 거론했고, 드론 위협이 국가 핵심 인프라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요 공항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다. 김 위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인천국제공항에서만 미인가 드론이 526건 탐지됐고 이로 인해 활주로가 통제되거나 이착륙이 중단된 사례도 34건에 달했다.


과거의 드론은 조종사와 무선 신호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주파수를 차단하는 'RF(Radio Frequency) 재밍'이 유효했다. 그러나 최신 AI 기반 자율 비행 드론은 외부 통신이나 범 지구 위치 결정 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지원 없이도 탑재된 AI 칩셋과 카메라의 '비전 오도메트리(Vision Odometry)' 기술만으로 표적을 인식해 스스로 돌진한다. 때문에 전파를 차단해도 목표물 타격을 멈추지 않는다. 수십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접근하는 군집 드론은 '분산 메쉬 네트워크(Mesh Network)'를 통해 선도 기체가 격추되더라도 통신망을 자체 복구하며 대형을 유지한다.



현장에서는 북한의 무인기 전력 고도화도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지목됐다. 북한은 미국의 무인기를 모방한 '샛별-4·9형' 전략기를 비롯, 러시아제 '란셋'과 이란제 '샤헤드'와 유사한 자폭형 무인기 등 1000대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북한은 군사 분계선(MDL, Military Demarcation Line) 20km 이내 전방에 20여 개소의 발진 기지를 두고 수백 대의 자폭형 무인기를 즉각 운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고 언급했다. 그는 “양양·무안·여수 등 안티 드론 인프라가 전무한 지방 공항은 테러 조직의 우회 공격에 완전히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며 “지금이 전시 상황임을 잊지 말고 신속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장(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항공보안학과장(교수))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장(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항공보안학과장(교수))이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보이지 않는 위협, 신종 드론테러 예방과 공항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대테러·대드론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보안학회

현장 전문가들은 수만 원짜리 저가 조립식 드론 무리를 막기 위해 수억 원에 달하는 방공 미사일을 쏟아부어야 하는 '비대칭적 소모전'이 현행 방어 체계의 한계라고 꼬집었다.


소대섭 학회장(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항공보안학과장(교수))은 “이제는 만 원짜리 저가 드론이 민간 항공기를 위협하는 시대가 도래했고, 실제 타격하는 데에는 1~2분도 걸리지 않는다"며 “이 경우 공항 마비로 이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이미 제트 엔진을 달고 600km 이상을 날아가는 드론이 실전에 투입되고 있다"며 “전파 방해만 하면 막을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전쟁 상황이라는 경각심을 갖고 방어 무기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인천공항과 같이 민간 항공기 이착륙이 빈번하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상용 공항에서는 하드 킬 방식 적용 시 파편 추락 등 2차 피해 우려가 크다. 본지는 쿠웨이트 사례와 비교했을 때 국내 공항은 2차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신형 위협을 방어할 수 있는 소프트 킬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재밍과 스푸핑등 소프트 킬 기술은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민간 공항에서는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실제 운용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며 대안으로 “공항 환경에 적합한 AI 기반 대드론 기술과 다층 방어 체계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 세션에서 김 위원장은 통신망 교란이 아닌 드론의 카메라와 AI 알고리즘, 운영 체제(OS)를 연쇄적으로 붕괴시키는 AI 기반 '퀀텀 점프형 다층 시각 기만 체계'가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원거리에서는 초광대역 스마트 조리개와 레이저 대즐러로 기하학적 착시 패턴을 투사해 렌즈를 마비시키고, 500m에서 1km에 이르는 중거리에서는 노이즈를 주입하는 '적대적 패치(Adversarial Patch)'를 통해 AI의 표적 인식률을 20% 미만으로 떨어뜨려 락온(Lock-on)을 강제로 해제한다는 것이다. 500m 이내 근거리에서는 악성 고밀도 QR 마커를 스캔토록 해 임베디드 OS의 버퍼 오버플로우를 유도해 내부 시스템을 영구 무력화시켜 추락시키는 3단계 방식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보이지 않는 위협, 신종 드론테러 예방과 공항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대테러·대드론 전문가 토론회 현장. 사진=배한비 인턴기자

기술 도입과 함께 현장 지휘 체계의 일원화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인천공항 외곽과 내부의 방어 주체가 다르고 기관 간 권한이 얽혀 있어 신속 대응의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민간 공항 인근에서 미인가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해 전파 차단 장비를 사용할 경우 현행 전파법이나 항공보안법 등과의 정합성 문제 해결 여부와 법적 충돌 가능성, 긴급 상황 발생 시 현장 책임자의 면책 조항 등 제도적 뒷받침 수준에 대해 물었다.


김 위원장은 “현행 제도는 면책 조항이 미흡하고 관계법들 간에 맞물리지 않는 부분이 남아있다"며 “신속한 현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답변했다.


조종호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보안처장은 “2027~2028년 경 인천공항에 한화시스템의 대공 레이저 무기 '천광'이 도입될 예정"이라면서도 “긴박한 테러 상황에서 민·관·군·경 중 과연 어느 기관이 요격 승인을 내리고 빠르게 타격할 것인지 현장 지휘 권한 체계가 아직 명확하지 않아 조속히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비 도입 시기 전후의 예산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고도화된 대드론 시스템의 선제적 도입과 유지·보수·운영(MRO)은 막대한 예산을 요한다. 본지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공항공사들의 자체 예산 외에 정부 차원의 국비 지원이나 보안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적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김 위원장은 “국방부 예산으로 일부 추진되고 있지만 2028년 배치 계획인만큼 그전까지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신속한 예산 집행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총리실 대테러 센터 관계자는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범정부 통합 TF를 꾸렸다"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10% 달성과 방호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국가 드론·대드론 대전환 전략(K-드론 도미넌스)'을 세워 정책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이어 “통합 방위 차원에서 신속한 반사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민·관·군·경의 협력 체계를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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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산업부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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