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배당은 외면, 부동산엔 3000억”…태광산업에 임시주총·소송 경고

장하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14 14:45

배당 확대 대신 부동산 투자…주주가치 훼손 정면 비판

독립이사회 공개 답변 요구…경영진 견제 여부 도마 위

“답변 미흡하면 임시주총 검토"…주주행동주의 수위 높인다

트러스톤자산운용 CI. [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CI. [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회사가 배당 확대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최근 2년간 부동산 투자에만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집행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독립이사회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과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 경영진과 독립이사회 앞으로 공개주주서한을 보내 지난달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대해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를 해소할 정량적 목표와 실행 의지가 전혀 담기지 않은 부실한 보고서"라고 평가했다. 트러스톤은 경영진과 독립이사회에 각각 30일 이내 공개 회신을 요구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번 서한의 핵심은 태광산업이 기업가치 저평가의 원인을 잘못 진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태광산업은 보고서에서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원인을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낮은 기대에서 찾았다. 그러나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1%로 동종업계 평균(1.8%)보다 오히려 높고, 과거 수익성이 가장 좋았던 2021년에도 PBR이 0.5배를 넘지 못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트러스톤은 시장이 태광산업을 저평가하는 이유는 실적이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의 부재'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지난 32년간 배당을 사실상 동결했고, 상장회사에서는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반면 동일 그룹 내 비상장사에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가 시장으로 하여금 상장회사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ROE 8%를 목표로 제시한 만큼 배당정책도 이에 맞춰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해 배당성향 10%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코스피 평균 수준인 4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서한에서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은 자금 운용 방식에 집중됐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배당 확대에는 난색을 보이면서도 최근 2년간 부동산 투자에는 3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집행했다고 지적했다.



서한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도산공원 빌딩 매입에 약 200억원, 흥국생명 사옥 매입 지원에 512억원,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매입에 500억원을 사용했다. 여기에 계열사를 통해 대주주 특수관계인이 출자한 부동산 시행사 두 곳에 약 1800억원을 대여하는 등 최근 2년간 부동산 관련 자금 집행 규모가 3012억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는 낮은 주가에도 약 2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인수합병(M&A)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트러스톤은 PBR 0.22배 수준에서 자기주식을 활용하는 것은 기업의 실질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사실상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상황에서 굳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는 방식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유동성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유통주식 수가 약 23만주에 불과해 코스피 평균의 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평균 거래회전율도 코스피 평균의 5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이번 서한은 독립이사회를 향한 공개 질의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배당정책·액면분할·자사주 활용 방안에 대해 경영진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 사실이 있는지 ▲경영진이 유지하고 있는 무차입 경영 원칙과 적정 재무레버리지 수준에 대해 실제 논의가 있었는지를 공개적으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최근 개정 상법 취지에 따라 독립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가 경영진의 결정을 단순히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다면 주주와 이사 간 신뢰 관계 역시 유지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후속 대응도 예고했다.


트러스톤은 독립이사회의 답변과 회사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비롯해 주주권 행사와 각종 법적 대응 등 주주와의 동업 관계를 종료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장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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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하은 기자 입니다. 자본시장부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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