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신제품 가격 인상 기정 사실화
이달 언팩 앞둔 갤럭시 Z 폴드8 인상 유력
메모리, 스마트폰 부품원가 40%까지 급등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사양 부품 채택 확대에 따른 원가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하며 주요 제조사들의 프리미엄폰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그래픽=김하나 기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사양 부품 채택 확대에 따른 원가 부담이 임계점에 도달하며 주요 제조사들의 프리미엄폰 가격 인상이 줄을 잇고 있다.
16일 애플과 구글이 차세대 신제품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당장 다음주 공개를 앞둔 삼성전자의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8' 역시 원가 상승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범용 D램과 모바일 메모리 생산 여력이 줄어들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품 조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탓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이 같은 '메모리 쇼크'에 따른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최소 2026년 말에서 2027년 이후까지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을 주도하는 애플부터 부품 원가 폭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3일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차세대 아이폰18 프로 맥스(12GB 램·1TB 모델)의 부품 원가(BOM)는 전작보다 300달러(44만5000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최신 2나노 공정 기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신규 패키징 기술 적용까지 더해지면서 원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강화되며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필수가 된 상황에서 제조사가 임의로 용량을 낮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고용량 모델을 중심으로 평균 200달러(30만 원) 수준의 판매가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쇼크가 부른 스마트폰 가격 인상. 그래픽=김하나 기자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음달 12일 공개를 앞둔 구글의 신형 스마트폰 '픽셀11' 시리즈 역시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IT 매체 딜랩스는 구글 픽셀11 시리즈가 유럽 시장 기준 전 모델에 걸쳐 100유로(17만 원)의 가격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형 픽셀11은 899유로(153만 원)에서 999유로(170만 원)로 뛰어오르며, 픽셀11 프로와 프로 XL, 폴더블 모델인 픽셀11 프로 폴드까지 전 라인업 가격이 일제히 인상된다. 구글은 기본 저장용량을 128GB에서 256GB로 상향하는 방식을 취해 사실상 제품의 시작 가격 자체를 끌어올렸다.
애플과 구글 등 경쟁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이달 언팩 행사에서 공개될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8 역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폼팩터 개선과 고도화된 갤럭시 AI 기능 지원을 위한 고성능 AP·메모리 탑재가 제조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전작보다 높은 원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폴더블 스마트폰은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 대비 고가의 대화면 OLED 패널과 복잡한 힌지 구조, 대용량 메모리 등 고부가 부품 비중이 월등히 높아 원가 상승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제품군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부품가 상승분을 반영해 올해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 가격을 인상하며 기존 동결 기조를 깬 바 있다. 앞서 나온 갤럭시 Z 폴드7·플립7의 일부 고용량 모델 가격도 올렸다.
이 같은 도미노 인상의 배경에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메모리 부품 단가가 자리 잡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800달러급 스마트폰 기준 부품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분기 14% 수준에서 최근 40%까지 폭증했다. 같은 기간 D램과 낸드플래시 비용은 63달러(9만4000원)에서 291달러(43만2000원) 수준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원유 가격 상승이 제조업 전반의 인플레이션을 촉발했듯, 메모리 가격 급등이 스마트폰 가격 인플레이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