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모터스 ‘B32 R2’ 대중 앞 첫선
기상·통신 등 복합 안전 요소 검증
K-모빌리티 상용화 인프라 구축 앞장
글로벌 미래 교통 선도국 도약 청사진
▲항공안전기술원이 도심의 복잡한 바람 길과 전파 환경 등 운용 특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 인허가부터 현장 안전 관리 전반을 통합 지원해 비행 실증에 성공한 삼보모터스의 'B32 R2' 기체. 사진=항공안전기술원 제공
국내 기업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실제 크기의 도심 항공 교통(UAM) 기체가 복잡한 도심 환경의 변수를 뚫고 안착에 성공했다. 도심 특유의 기상·전파 통신 등 다각적인 안전 요소를 실전처럼 검증해 내며 차세대 미래 교통수단의 상용화와 전국적 서비스 확산을 위한 확고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17일 항공안전기술원(KIAST)은 전날 인천 송도 소재 인천대학교 이노베이션 센터 부지에서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자사가 지원한 '2026년 UAM 비행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실제 도심 환경에서 UAM 비행의 도입 가능성을 실증하고 향후 전국적인 UAM 확산을 위한 지역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히 삼보모터스가 자체 개발한 실제 크기의 기체 'B32 R2'를 대중에 최초로 선보임으로써 대한민국의 독자적인 기체 제작 기술력과 향후 발전 방향을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현재 글로벌 UAM 시장은 미국 연방항공청(FAA) 추산 2035년 1150억 달러(170조43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전망되며 국가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 정부 역시 '2030 모빌리티 혁신 성장 로드맵'을 통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K-UAM 그랜드 챌린지' 실증을 전개 중이나, 그간 실전에 투입할 '안전한 독자 국산 기체'의 부재가 업계의 고민거리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산업적 배경 속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된 풀 사이즈 기체의 도심 비행 성공은 K-UAM 생태계 자립을 향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풀이된다.
기술원은 사상 처음 진행되는 도심 비행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밀착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도심 특유의 복잡한 바람 길과 전파 환경 등 운용 특성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 인허가부터 현장 안전 관리 전반을 통합 지원해 성공적인 비행을 견인했다.
행사 과정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둔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앞서 지난 15일 진행된 비행 쇼케이스에서는 도심 내 전파 환경이 기체의 비행 안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해 예방적 차원에서 비행을 일시 중단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삼보모터스그룹과 기술원의 엔지니어들은 밤늦은 시간까지 항공기와 지상 장비 간의 통신 상태를 원점에서 재점검했다. 또한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등 관계 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문제를 보완해 냈고, 이러한 철저한 대응 끝에 16일 비행 쇼케이스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전파 간섭 통제와 통신망 재점검 과정 자체가 향후 상용화를 위한 귀중한 실증 데이터라고 분석한다. 수많은 유무인 기체가 도심 저고도 공역을 안전하게 비행하려면 기존 관제사의 육성 통신 외에도 5G 등 클라우드 기반으로 기체 간(M2M) 디지털 통제를 수행하는 차세대 확장형 교통관리(xTM) 인프라 도입이 전 세계적인 필수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번 비행 시연은 기체의 비행 성능을 보여주는 단발성 행사 외 향후 실제 도심에서 UAM을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할 기상·전파·통신 등 다각적인 안전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국내 유일의 항공 안전 전문 기관인 기술원은 현재 UAM 상용화의 3대 핵심 축인 ▲기체 ▲교통관리 인프라 ▲버티포트 등 분야의 안전 인증·시험·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아울러 정책 협의체인 'UAM 팀 코리아'의 간사 기관으로서 국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안전 제도 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기술원은 '도심형 항공기 인증 가이드라인'과 'UAM 안전 체계 개념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등 정책과 산업 양 측면에서 UAM 안전 증진과 활성화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한편, UAM이 진정한 일상 대중교통으로 안착하기 위해 글로벌 산업계 전체가 공통으로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업계에 따르면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는 미국(FAA)과 엄격한 다중 백업을 요구하는 유럽(EASA) 간의 인증 딜레마를 비롯, 고밀도 배터리의 치명적인 열 폭주(Thermal Runaway) 제어와 초급속 턴 어라운드를 뒷받침할 메가와트급 충전 시스템(MCS) 전력망 구축, 기체 소음·시각적 노출에 따른 대국민 수용성 확보 등이 전 세계 공통의 당면 과제로 거론된다.
이번 도심 비행 실증은 복합적인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의 제반 요소들을 국내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짚어보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항공안전기술원 관계자는 “실제 상용화 수준의 기체를 활용한 공개 비행 시연을 통해 도심항공교통의 높은 안전성과 운용 가능성을 국민들께 직접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가 글로벌 UAM 선도 국가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 지원과 기술적 백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