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대금 급증에 대형사 위탁 매매 수익 대폭 개선
‘고금리 직격탄’ 정통 IB·부동산 PF, 실적 부진 지속
▲코스피 9000 돌파 당시 하나은행 딜링 룸에서 직원이 전광판을 보고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가지수가 '9000 고지'를 밟으며 천문학적 자금이 몰렸던 지난 2분기, 업계를 선도하는 최상위 금융 투자사 5곳이 총 5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관측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자기 자본 기준 미래에셋·한국금융지주·삼성·NH투자·키움 등 상위 5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조1278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아울러 이들의 2분기 총 당기순이익 역시 3조 7482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141.32%, 당기순이익은 114.45%나 수직 상승한 퀀텀점프다. 나아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던 직전 1분기와 비교해봐도 영업이익(17.92%↑)과 순이익(12.81%↑) 모두 거침없는 팽창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전례 없는 실적 잭팟의 핵심 동력은 증시 폭등이 불러온 뭉칫돈 유입이다. 2분기 동안 코스피 지수는 무려 67.77%나 치솟았고 특히 지난달 19일에는 장중 9385.59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초강세장은 곧바로 막대한 매매 대금 팽창으로 직결됐다. 2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양대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55조9260억 원으로 부풀었다. 이는 1분기(43조8260억 원)보다 27.61% 급증한 볼륨이고 지난 5월 29일 하루에만 92조4840억 원의 자금이 손바뀌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증권사들의 곳간을 두둑하게 채웠다고 입을 모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일반 주식을 비롯해 상장 지수 펀드(ETF) 매매까지 덩달아 폭증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마진이 대폭 개선됐고 목표 전환형 펀드 라인업의 인기 덕에 자산 관리(WM) 부문의 흑자 폭도 한층 커졌다"고 진단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 또한 “거래 볼륨 확대에 따른 수수료 극대화와 더불어 굳건한 위험자산 가치 상승에 편승한 평가 및 처분 이익이 전체적인 호실적을 빚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화려한 실적 이면의 그림자도 뚜렷하다. 설 연구원은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와 중복 상장 방지 규제 등으로 인해 주식 발행(ECM)·채권 발행(DCM) 시장을 아우르는 정통 기업 금융(IB) 영역은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기에 뇌관으로 남아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시장의 한파 역시 당분간 업계 전반의 짐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개별 기업별 성적표를 살펴보면 단일 분기 '2조 원 클럽' 가입을 목전에 둔 미래에셋증권의 독주가 압도적이다. 미래에셋은 전 분기 대비 48.41% 폭증한 2조405억 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를 이어 삼성증권(6931억 원, 13.73%↑), 키움증권(6826억 원, 9.89%↑), NH투자증권(6638억 원, 4.26%↑) 모두 전 분기를 훌쩍 뛰어넘는 우수한 성적을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금융지주는 1조 478억 원을 거두며 5대 대형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소폭 하락(5.28%↓)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증권 홀로 독보적인 퀀텀 점프를 달성한 핵심 비결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꼽힌다. 스페이스X 상장에 따른 대규모 지분 평가 이익이 2분기 장부에 그대로 꽂히게 된 덕분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 실적 급상승의 결정적 열쇠는 단연 스페이스X 상장 효과"라며 “공모가 150달러로 출발한 주가가 6월 말 종가 기준 170달러로 13.3% 뛰면서 1조4699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장부상 평가이익이 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효과가 고스란히 반영된 전체 상품 운용 손익은 1분기보다 18.4% 불어난 1조7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