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외국인도 오산까지 ‘붓질 체험’…교촌, ‘K-치킨 성지’ 키운다

송민규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19 12:00

'20여년간 본사' 오산 사옥 리뉴얼…올 1월 체험공간 개관

외국인 77개국 9600명 방문…노랑풍선 통해 관광상품 판매

치킨 양념 붓질·성형 체험에 로봇 조리 시연까지 볼거리 다양

교촌에프앤비

▲경기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오산 교육원. 사진=송민규 기자

경복궁도 광화문도 아닌 경기도 오산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곳까지 찾아와 붓으로 치킨에 소스를 바르며 치킨 제조법을 체험한다. 교촌에프앤비의 오산 교육원 개방은 20여년간 본사로 쓰던 옛 사옥을 외국인 체험 거점으로 바꿔 'K-치킨' 인기를 관광 콘텐츠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다.


교촌에 따르면 방한 외국인이 꼽는 한국 대표 음식은 최근 3년 연속 '치킨'이었다. 과거 김밥·비빔밥·떡볶이가 차지하던 자리를 한국식 치킨이 대체했다는 설명이다. 교촌은 국내 치킨 전문점이 약 4만개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에 육박한다는 점도 배경으로 들었다.


교촌에프앤비 오산 교육원  2층에는 브랜드 역사와 계열 브랜드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교촌에프앤비 오산 교육원 2층에는 브랜드 역사와 계열 브랜드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송민규 기자

◇ 옛 본사, 외국인 체험장으로 변신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15일 경기 오산 '교촌에프앤비 오산 교육원'에서 교육·체험공간 재탄생 기념 미디어 초청 행사를 가졌다.


이날 기자가 찾은 오산 교육원은 지난 2004년 준공돼 20여년간 교촌에프앤비 본사로 쓰인 건물로, 2024년 4월 교촌에프앤비가 경기 판교로 본사를 옮긴 뒤 리뉴얼을 거쳐 올 1월 체험 공간으로 정식 개관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 규모로, 핵심인 2층 체험장은 약 462㎡(140평)에 최대 150명을 수용한다. 조리 체험장은 허니룸·소이룸·레드룸으로 나뉘고, 브랜드 전시관과 로봇이 조리하는 스마트키친이 함께 들어섰다.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외국인은 77개국 9600명이다. 정식 개관 뒤 방문이 본격화했다. 교촌에프앤비는 한국관광공사·한식진흥원 등과 협업해 모객하고, 상품은 아직 개별 관광객(FIT) 없이 노랑풍선 등 여행사를 통해 판매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경기 용인 에버랜드·한국민속촌·스타필드 등 인근 관광지와 함께 오산 교육원을 찾는다. 일본어·중국어 강의는 통역 없이 강사가 직접 진행한다. 교촌은 올해 1만명, 내년 연 2만명 방문을 목표로 잡았다. 월 최대 4000~5000명까지 받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인력 사정을 감안해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셰프를 초청한 미식 교류 프로그램 'K-치킨 여행'도 열었다.


교촌에프앤비의 이런 행보는 정부의 지역관광 활성화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수도권에 머무는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지방공항을 입국 관문으로 활성화해 외래객을 지역에 분산시키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화권 개별관광객을 겨냥한 '일상여행' 캠페인에서는 떡볶이·김밥 같은 분식과 막걸리·전통주 양조 체험 등 이른바 'K-미식'을 지역 관광 콘텐츠로 내세웠다. 붓질 체험과 발효공방 막걸리를 앞세운 교촌의 오산 교육원은 이런 흐름에 부합하는 민간 사례로 볼 수 있다.


◇ 튀기고 깎고 바르고…직접 소스 발라 만드는 교촌치킨



오산 교육원을 찾은 방문객들은 10호 생닭이 튀김을 거쳐 어떻게 중량이 줄어드는지를 볼 수 있다. 교촌은 섭씨 180도에서 10분가량 1차로 튀긴 뒤, 큰 채반에 이를 넣고 돌려 튀김옷을 깎아내는 '성형' 과정을 거친다. 닭을 커 보이게 하려 튀김옷을 두껍게 입히는 대신 오히려 깎아내 피를 얇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닭 크기가 30%가량 줄어든다. 이어 2분 안팎의 2차 튀김으로 기름과 수분을 추가로 빼낸다. 이날 사용한 1036g 생닭도 교촌 특유의 조리를 거친 뒤 640g 안팎까지 중량이 줄었다.


도민수 교촌에프앤비 1991스쿨팀장은 “튀김옷을 깎아내는 성형은 소스가 잘 배게 하고 기름기를 덜어내기 위한 것으로, 국내외 전 매장에서 지키는 필수 공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이 성형 과정을 두고 “눈이 내리는 것 같다. 벚꽃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게 교촌 설명이다. 참가자는 이렇게 튀긴 치킨에 붓으로 소스를 바르는 마무리 과정까지 직접 체험한다.


교촌 제품과 소스를 바르는 도구들. 사진=송민규 기자

▲교촌 제품과 소스를 바르는 도구들. 사진=송민규 기자

체험의 핵심은 소스를 바르는 마지막 단계다. 교촌치킨은 시그니처인 간장·레드·허니 소스를 모두 붓으로 바른다. 그냥 바르는 것이 아니다. '3-3-3 법칙'이 있다. 붓을 소스에 3㎝ 이상 담가 국내산 의성 마늘 입자를 퍼 올리고, 트레이에 세 번 털어낸 뒤, 한 면당 세 번 이상 얇게 여러 번 바르는 방식이다. 소스를 한 번에 두껍게 부으면 눅눅하고 짜지는 탓에, 얇게 반복해 발라 안쪽까지 배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직접 간장 소스를 바른 제품. 숙련도에 차이가 있어 매장 제품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사진=송민규 기자

▲직접 간장 소스를 바른 제품. 숙련도에 차이가 있어 매장 제품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사진=송민규 기자

도민수 팀장은 “소스를 어떻게 바르느냐에 따라 매장별 맛 차이가 난다"며 소스 도포가 교촌치킨의 핵심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붓을 들고 직접 소스를 발라보니 미묘하게 매장과는 다른 맛이 났다. 겨우 여섯조각에 발라 봤지만 꼼꼼하게 바르려고 하니 쉽지 않았다. 이걸 한마리에 모두 바르고, 하루에 80마리에서 100마리씩 조리해야하는 교촌 점주들의 수고로움이 느껴졌다.


교촌에프앤비 오산 교육원 내 스마트키친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겨내고 있다. 왼쪽에는 작업자가 태블릿을 통해 로봇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

▲교촌에프앤비 오산 교육원 내 스마트키친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겨내고 있다. 왼쪽에는 작업자가 태블릿을 통해 로봇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 로봇이 치킨 튀긴다…계열 브랜드도 한자리에


교육원의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스마트키친의 로봇 조리다. 반죽부터 1차·2차 튀김, 튀김옷을 깎아내는 성형까지 로봇이 시연으로 보여준다. 재료 투입과 소스 붓질은 사람이 맡고, 그 사이 공정을 로봇이 처리한다. 가맹점 실제 도입은 별개다. 현재 25개 가맹점에 로봇 33대가 들어가 테스트 단계에 있다.


교촌은 스마트키친 도입 배경으로 매장 간 품질 균일화, 구인난, 인건비 상승, 조리 강도를 낮춰 직원 만족도를 높이는 점을 들었다. 특히 고온 기름과 유증기에 노출되는 위험 공정을 로봇이 대신하는 안전 측면에 점주 반응이 좋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로봇은 구입할 수도 있고 렌트를 할 수도 있다. 튀김·반죽·소스 도포 3종을 개발·테스트하고 있으나 붓질을 대신하는 소스 도포 로봇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 조리 온도와 시간은 사람과 같고 속도만 다소 느리다.


브랜드 전시관에는 교촌 계열 브랜드도 함께 소개된다. 발효공방1991은 1926년부터 이어온 경북 영양 백년양조장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막걸리'와 장 브랜드 '구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은하수 막걸리는 지난해 우리술 품평회 대상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됐다. 이 밖에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치킨 무와 무 발효식초를 만드는 케이앤피푸드가 있다. 무 발효식초는 항염·항비만 효과로 특허를 받았다.


교촌에프앤비는 오산 교육원을 K-치킨 미식 관광의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무 만들기, 전통 장·전통주 만들기 등으로 체험 콘텐츠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오산 교육원은 교촌이 35년간 지켜온 맛의 철학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전 세계 고객과 나누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라며 “국내외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K-치킨의 가치를 알리는 거점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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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민규 기자 입니다. 유통중기부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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