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운반선, 중동-중국 5% 상승
제품 운반선, 중동-일본 25% ↑
“벌크 등 선박 증가로 운임 하락”
▲해운업계 주간 시황 그래프. 자료=한국해양진흥공사(KOBC)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해운 시장 운임 지형도를 흔들고 있다. 원유 수송로를 둘러싼 공급 차질 우려로 유조선 운임은 가파르게 오른 반면,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은 선복 증가와 화물 수요 둔화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21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과 석유 제품 운반선 운임은 중동 리스크를 타고 상승했다. 반면 컨테이너와 건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 중동발 긴장 고조에 유조선 운임 '껑충'
호르무즈 해협·오만 해역에서 이어진 선박 피격이 유조선 시장의 수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다 페르시아만 진입을 꺼리는 선박까지 늘며 가용 선복도 빠르게 감소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VLCC 중동-중국 항로 운임은 전주보다 5%, 제품 운반선(LR2) 중동-일본 항로 운임은 25% 상승했다. 선주들의 호가 인상과 화주들의 선박 확보 수요가 맞물리며 정제유 운송 시장의 상승 폭이 원유 운송 시장보다 더 커졌다. 또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푸자이라(UAE)·오만·홍해 등 대체 선적지 이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와 선박 연료유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송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공급 우려가 확대된 영향이다. 여기에 운항 거리 증가와 보험료 상승 등의 부대 비용도 선주들의 부담을 키웠다. 반면 이라크 원유 선적 증가 등은 유가와 운임 추가 상승 폭을 일부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 컨테이너…미주 동안·중동은 '선방'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공급 부담이 커지면서 운임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6월까지 이어졌던 성수기 물량이 소진된 가운데 미주 서안과 남미 항로를 중심으로 선박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3.3% 하락한 3080.31을 기록했다. 해진공 컨테이너종합운임지수(KCCI)도 2.6% 내린 4204로 집계됐다. 특히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미주 서안 스팟 운임은 6219달러에서 5721달러로 8% 떨어졌다. 추가 선복 투입으로 예약 여건이 개선됐다.
남미 항로도 공급 확대의 영향을 받았다. 성수기 물량 소진 이후 신규 서비스와 추가 선박 투입으로 운임은 6570달러에서 5900달러로 하락했다. 항만 운영 정상화와 화주들의 예약 관망세도 운임 하락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운항 제약이 남아있는 항로는 비교적 견조했다. 미주 동안 운임은 전주 8134달러에서 8172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파나마 운하나 희망봉·수에즈를 거쳐야 하는 긴 항해거리와 항만 혼잡 탓에 유효 선복 확대가 제한된 영향이다. 중동 항로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운임이 4199달러에서 4266달러로 올랐다.
◇ 철광석 계약↓·가용 선박↑…벌크선 운임 하락
건화물선 시장은 철광석 신규 화물이 감소와 선복 증가로 약세를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 건화물 운임 지수(BDI)는 전주 2944에서 2752로 6.5% 하락했다. 특히 철광석을 주로 운송하는 대형 케이프선의 약세가 전체 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
태평양에서는 호주산 철광석 신규 계약이 감소한 가운데 중국 항만에서 풀려난 선박이 시장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가용 선박은 늘어난 반면, 신규 화물은 부족해 케이프선 운임은 약세를 이어갔다. 대서양에서도 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발 철광석 화물은 일정 수준을 유지했지만 계약 체결은 둔화했다.
해진공 관계자는 “이번 주 해운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선박 수급 변화가 선종별로 서로 다른 영향을 미쳤다"며 “중동 지역의 긴장이 이어지는 만큼 유조선 운임은 이번 주에도 운임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