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키미 K3 쇼크에 ‘中 AI 차단’ 검토…한국형 모델 승산은

김나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21 17:47

美, 中 AI 견제 강화…‘딥시크 쇼크’ 재현하나
한국은 ‘독파모’ 추진…산업 특화로 제3의 길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 중국 스타트업 '문샷'의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가 초거대 모델 '키미(Kimi) K3'를 내놓으며 글로벌 AI 시장에 또 한 번 충격을 줬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도 중국 기업이 세계 최대급 오픈웨이트 모델을 선보이면서 지난해 '딥시크 쇼크'에 이은 두 번째 중국발 AI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와 AI 기술의 대중국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모델을 공개해 비용과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성능 중심의 미국과 개방성을 앞세운 중국의 경쟁이 본격적인 'AI 신냉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도 해외 모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국가 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을 따라가기보다 제조·금융 등 강점 산업에 특화된 한국형 AI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2조8000억개 매개 변수…'제2의 딥시크' 부상


21일 AI 업계에 따르면, 문샷AI가 최근 공개한 키미 K3는 총 2조8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한 번에 최대 100만 토큰의 문맥을 처리할 수 있으며 장시간에 걸친 코딩과 지식 업무, 심층 추론 등에 초점을 맞췄다. 문샷AI는 K3를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웨이트 AI 시스템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모델 가중치를 공개하는 오픈웨이트 방식을 채택해 기업과 개발자가 자체 환경에 맞게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AI·앤트로픽 등 미국 기업들이 폐쇄형 모델 중심 전략을 유지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시장 반응도 거세다. 문샷AI는 K3 출시 이후 이용자가 급증해 컴퓨팅 공급 능력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자 신규 유료 구독을 일시 중단했다. 기존 유료 이용자를 우선 지원하면서 서비스 체계와 컴퓨팅 자원 배분도 재조정하고 있다.


키미 K3가 특히 코딩과 AI 에이전트 업무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미국의 최상위 폐쇄형 모델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레나의 창립자인 이온 스토이카 미국 UC버클리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 AI 모델은 과거 미국의 최상위 모델 대비 6∼9개월 뒤처져있다고 봤으나, 현재 격차는 2∼3개월 정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美 '기술 봉쇄' vs 中 '오픈웨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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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오픈 AI CEO. 사진=AFP, 연합뉴스.

키미 K3를 비롯한 중국산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미국도 대중국 AI 규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중국산 AI 모델 사용을 사실상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부 조달 시장에서 중국산 모델의 사용을 제한하거나 중국 AI 기업과 모델을 거래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악시오스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중국 AI 모델의 잠재적인 보안 취약성과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미국 기업은 정부 허가 없이 중국산 AI 모델을 활용하거나 관련 기업과 거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중국 측은 키미 K3를 계기로 미국의 AI 독점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저비용·오픈 모델을 앞세운 중국의 기술 추격을 막기 어렵다는 논리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21일 키미 K3에 대해 “'키미 K3 모멘트'는 공공선을 위한 AI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의 중국 AI 규제 움직임을 두고는 “미국이 더는 첨단 AI를 독점하지 못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라이언 페다슈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 최상위 AI 모델이 미국보다 6~8개월 뒤처져 있다는 기존 통념이 깨지고 있다"며 “기술 격차가 수주 수준까지 좁혀졌다"고 전했다.


◇ 정부, '독파모'로 제3의 길 모색하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연 배경훈 부총리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해외 거대 AI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AI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독자 모델 확보에 나섰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도 프런티어 AI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미·중 AI에 종속될 수 있다"며 “독자적인 AI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부터 '독파모(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자체 기술로 범용 AI 모델을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개발된 모델을 국내 산업과 공공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독파모는 단순히 한국어 성능을 높인 언어모델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외 모델의 가중치와 핵심 구조에 의존하지 않고 모델 설계와 데이터 구축, 학습, 추론 최적화 등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된 모델은 오픈소스 방식으로 국내 생태계에 공급해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이를 기반으로 특화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 지원으로 개발된 모델을 소수 기업이 독점하기보다 국내 산업 전반의 공통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독자 모델 개발과 함께 AI 서비스 확산에도 나서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세계에서 AI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국정과제로 내걸고 AI 민생 프로젝트와 국내 AI 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을 병행하고 있다.


관건은 한국형 AI 모델이 미국의 최첨단 폐쇄형 모델과 중국의 저가 오픈웨이트 모델 사이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과 최첨단 GPU를 앞세워 최고 성능의 범용 AI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환경에서도 모델을 가볍고 저렴하게 만들고, 오픈 생태계를 확대하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한국은 자본과 GPU 규모에서 미국·중국을 따라가기 어렵다. 정부가 독자 AI 모델 개발에 나서더라도 단기간에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 정면 승부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안은 한국이 잘하는 산업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제조와 금융 등 강점 산업에 특화된 AI를 만들고,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비용을 낮춰 기업용 AI와 스마트폰·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AI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한국도 중국과 비슷한 방식으로 AI 모델을 최적화하고 있으며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도 “중국은 자본과 인프라가 압도적이어서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용 AI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을 정면으로 따라가기보다 한국어 기반 지식과 제조·금융 등 산업별 도메인 데이터를 결합한 '버티컬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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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나현 기자 입니다. 산업부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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