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불러온 ‘코리아 에너지 허브’의 재발견

윤병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7.23 06:05

중동 사태로 미대륙 에너지 연결 허브 급부상
울산 KET·광양 LNG·여수 OKYC 등 인프라 확장 결실
석유공사, 국제공동비축 확대… “비축 늘리고 수익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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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위치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사진=코리아에너지터미널

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에너지 허브' 사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에너지 허브란 울산, 여수 등 수출입이 용이한 연안 지역에 상업용 탱크터미널을 구축해 원유, 석유제품, LNG, LPG 등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저장·가공하고 국내외로 거래하는 인프라를 의미한다. 정유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비상시 저장 물량을 국내에 우선 공급함으로써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역할로 꼽힌다.


2008년 이명박(MB) 정부 시절 국정과제로 출발한 에너지 허브 사업은 한때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와 화석연료 규제 흐름 속에서 외면받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2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수출입이 모두 가능한 상업용 에너지 허브 터미널은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여수 오일허브코리아여수(OKYC) △광양 포스코 LNG터미널 등 3곳이다.


당초 에너지 허브 사업은 싱가포르에 편중된 아시아 에너지 물류 기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됐다. 싱가포르는 동북아 주요 수요국과 거리가 멀고, 지정학적 병목 구간인 호르무즈 해협과 말라카 해협을 거쳐야 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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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 터미널.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파리기후협약 가입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발표 등으로 화석연료 기반 허브 사업이 주춤하기도 했으나, 한국석유공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은 인프라 확장을 지속해 왔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세계 원유 공급의 20%, LNG 공급의 25%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미 대륙(미국·캐나다·브라질·멕시코 등)산 에너지가 아시아로 들어오는 대체 경로로 한국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 위험이 큰 일본에 비해, 한국은 동해안의 깊은 수심과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안 등 천혜의 지리적 조건과 안정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최적의 허브 기지로 평가받는다.


주요 터미널별로 살펴보면, 울산에 위치한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은 한국석유공사(52.4%)와 SK가스(47.6%)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LNG 저장시설 총 64.5만㎘(3기), 석유제품 저장시설 총 27만㎘(12기), 3선석 부두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2만 평의 여유 부지에는 추가 석유제품 저장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매출은 2024년 285억원에서 2025년 1059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으나 2분기부터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터미널은 현재 총 93만㎘(6기)의 LNG 저장시설을 운영 중이다. 올해 하반기 20만㎘ 규모의 저장탱크 2기를 완공해 향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완공 시 총 저장용량은 133만㎘로 늘어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과 호주 세넥스에너지 가스전에 이어 알래스카 LNG 물량(연 100만톤)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LNG 터미널 및 발전사업을 연계한 '천연가스 전(全)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광양 LNG터미널 매출은 2024년 1270억원에서 2025년 1400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420억원에서 44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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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위치한 오일허브코리아여수. 사진=오일허브코리아여수

여수에 위치한 오일허브코리아여수는 석유공사(29%), 차이나 애비에이션 오일(26%), GS칼텍스(11%), 이데미츠코산(10%)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합작법인 형태다. 원유 350만 배럴, 제품유 470만 배럴 등 총 820만 배럴 규모의 저장시설과 4선석 부두를 갖췄다. 매출은 2023년 530억원, 2024년 642억원, 2025년 678억원으로 매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매출도 17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에너지 허브사업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석유공사의 비축시설을 2000만 배럴 이상 추가하고 비축량도 늘려가기로 했다. 석유공사는 이를 국제공동비축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석유공사가 해외 기업에 비축시설을 임대하고 수급 위기 시에는 저장물량을 우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수익도 올리고, 에너지 안보도 강화하는 일석이조 방식이다.


석유공사는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위치한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와 공동비축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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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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