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이후 3년간 SRT 수준 운임 적용…좌석 공급 6% 확대
정부, 서비스 저하 가능성 낮다 판단…경영 부담은 과제
▲사진=에너지경제신문
한국고속철도(KTX)와 수서고속철도(SRT)가 하나로 합쳐진다. 열차 운임은 통합 이후 3년간 SRT 수준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운임 인상이나 운행 횟수 감소 등 경쟁 체제가 사라지는 데 따른 서비스 저하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에스알(SR)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부터 KTX와 SRT는 KTX라는 단일 명칭으로 통합 운행된다.
코레일과 SR은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정부가 지배하는 형태를 띤다. 이에 양사의 결합은 원칙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별도의 심사 없이 승인할 수 있는 간이 심사 대상이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고속철도가 국가 기간시설인 점과 국민 생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심층 심사를 실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결합으로 고속철도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철도사업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규제로 통합된 회사가 운임과 서비스를 임의로 조정하기 어려워서다.
고속철도 운임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재정경제부 장관과 협의해 상한을 정한다. 운임을 바꾸려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신고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업계획과 철도 서비스 약관의 변경에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가 또는 신고 수리가 필요하다.
오히려 통합 이후에는 운임이 낮아지고 좌석 공급과 운행 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두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국토교통부와 협의해 기업결합 이후 3년간 적용할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운임과 좌석 공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고속철도 통합 기본계획'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통합 이후 3년간 KTX 노선의 운임은 현재 SRT와 같은 수준으로 낮아진다. 동일 노선을 기준으로 KTX 운임이 SRT보다 약 10% 비싼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SRT 수준에 통합 운임을 맞추는 것이다.
좌석 공급은 전체 노선을 합산했을 때 주중 1만5000석 이상, 주말 1만7000석 이상 늘어난다. 주중과 주말을 합하면 기존보다 약 6% 증가하는 수준이다. 운행 횟수도 주중에는 23회 늘어난 평균 402회, 주말에는 26회 증가한 457회로 확대될 전망이다.
마일리지 제도는 결제 금액의 5%가 적립되는 기존 KTX 방식이 유지된다. 할인제도와 정기승차권 등 나머지 서비스도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사업계획이 효과적으로 이행되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는 고속철도 여객운송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확립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부처가 함께 3년간 운임과 좌석을 비롯한 사업 이행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합이 코레일의 경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운임이 인하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운임 인하로 일부 영향은 나타날 수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요금 인하가 경영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적정 부채비율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며 “앞으로 운행 확대와 평택∼오송 2복선화 등으로 좌석 공급이 늘어나면 매출도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