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요건 강화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본격화
하루 만에 63개사 동전주·시총 요건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예고
주식병합해서 주가 올려도 도로 동전주 되는 사례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된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해 관리종목 지정 예고를 받은 기업이 무더기로 나왔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같은 처지에 놓인 기업까지 더하면 하루 만에 57개사가 관리종목 지정 갈림길에 섰다.
63개 상장사, 12일까지 주가 못 올리면 관리종목 지정
▲시장별·사유별 관리종목 지정우려 공시 건수 [자료=전자공시, 제작=클로드]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 이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63곳이 '관리종목 지정 우려 예고' 공시를 받았다.
이 가운데 49개사는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해서, 19개사는 시가총액 기준에 미치지 못해서였다. 두 요건에 모두 해당하는 5개사를 포함하면 관련 공시는 68건이다.
동전주 요건을 이유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가 미달을 사유로 공시한 49개사는 전날까지 25거래일 연속 종가가 1000원을 밑돌았다. 이날부터 12일까지 5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인 상태가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종가가 1000원을 웃돌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받은 기업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시장은 시총 300억원, 코스닥시장은 200억원을 넘기지 못하면 관리종목 지정 이후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된다.
동전주와 시가총액 요건을 모두 채우지 못한 회사는 5곳이다. 코스피에서는 온타이드가 25거래일간 시가총액 300억 미만과 주가 1000원 미만에 미치지 못해서 퇴출 위기에 내몰렸다.
코스닥에서는 우리엔터프라이즈, E8, 모아라이프플러스, 형지글로벌 등 4곳이 25거래일간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이면서 주가 1000원 미만인 상태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받았다.
이처럼 관리종목 지정 예고 기업이 무더기로 쏟아진 이유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1일부터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요건 중 시가총액 요건을 높이고 동전주 요건을 새롭게 시행했다.
코스피 시장은 기존 200억원에서 300억원,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상장사는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에 머물면 즉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거래소 규정에 따라 여러 제약이 생긴다. 지정일 당일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하루 매매가 정지된다. 이후에는 신용거래와 대용증권 사용이 금지된다.
또한 유동성 공급 대상에서 배제된다. 시장 조성자들은 해당 종목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즉시 양방향 호가 제출 의무를 면제받는다. 이에 시장에서 매수·매도 호가 공백이 발생해 거래 유동성이 나빠질 수 있다.
그 밖에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유예와 2년간 M&A와 우회상장 특례 등 여러 혜택에서도 제외된다.
동전주 벗어나려 병합해도 도로 동전주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은 동전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식병합을 시도하고 있지만, 다시 동전주로 돌아오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상장폐지 개혁 방안이 발표된 2월 12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주식병합을 이사회에서 결의한 사례는 모두 256건이다. 이들 중 병합된 신주가 상장된 기업을 분석하면 약 80%는 주가가 다시 하락했다. 도로 동전주로 돌아간 사례도 있었다.
이에 다음 주까지 상장폐지 요건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리종목 지정 기업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병합은 상폐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좋은 신호로 해석되기 힘들다"며 “재무 건전성 개선, 매출 증대 및 수익성 제고, 신사업 발굴 등 본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없는 주식병합은 오래 버티기 힘든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