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대신 경제적 실리 좇는 청년층 새 지형도
주식·고용에 뿔난 20대, 거시적 안정성 30대
보완수사권 폐지 경찰 수사 불신 고조 맞물려
▲2030대 백수 증가 속 청년 자산형성도 타격.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 기반에서 20대가 빠르게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의뢰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세부 지표에 따르면, 민주당의 20대(18~29세) 지지율은 22.7%로 전주보다 10.7%포인트(p) 급락했다. 전 연령대와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낙폭이다. 반면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53.8%로 5.2%p 상승하며 양당 간 격차가 31.1%p까지 벌어졌다.
30대의 움직임은 정반대였다. 3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3.3%로 11.7%p 급락했고, 민주당은 38.4%로 3.6%p 올랐다.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에서도 20대가 2.5%p 줄어든 반면 30대는 1.3%p 증가했다. 20대와 30대를 하나의 '청년층'으로 묶어온 기존 분석틀이 균열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20대의 이탈 배경으로 최근 불거진 경제 불안과 정부 정책 사이의 엇박자를 꼽는다. 민주당 황희 의원의 '폐버스 청년 주택' 발언 등 때문에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스피 급락 국면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이 제외된 방침이 이어지며 민감한 지점을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9%로 전년 동월 대비 1.7%p 떨어지며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0대에서만 19만 9000명이 줄어드는 등 부진이 두드러졌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둘러싼 논란도 20대 이탈 현상과 맞물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 시 발생할 대표적 부작용 사례로 지적된 장윤기 사건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는 10대, 20대 여성이었다. 정부 여당의 폐지 강행은 강력 범죄 불안감과 경찰 수사 불신이 고조되는 젊은 층의 정서와 동 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30대의 변화는 다른 맥락에서 해석된다. 20대가 주식·코인 등 단기 자산과 고용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본격적으로 취업 후 주택 시장에 진입하는 30대는 부동산과 세금, 물가 등 거시적 안정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
부동산 세제 개편과 수도권 집값 상승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뚜렷한 민생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당내 갈등만 반복하면서 중도 성향 30대 유권자들이 지지를 거둬들였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세대별 온도 차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이 떨어지는 동안, 50대는 50.8%에서 58.3%로, 40대는 55.2%에서 57.6%로 각각 상승했다.
40·50대에서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확보한 반면 20대 지지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구조다. 국민의힘 역시 20대에서 53.8%의 지지를 얻었지만 40·50대에서는 각각 29.0%, 29.3%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진보 진영의 승리 공식이었던 '2030, 40 세대 포위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2030은 더 이상 이념으로 묶이는 집단이 아니라 부동산과 세금, 자산 시장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꾸는 실용적 유권자 그룹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야 모두 4050과 6070이라는 핵심 지지층에 안주할 경우,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2030 표심이 무당층이나 제3지대로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2514명(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응답률 4.0%)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6~7일 1005명(±3.1%포인트, 응답률 3.4%)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