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줄 땐 몰랐는데”...은행권 ‘못 받는 대출’ 6조 돌파

송재석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12 12:10

5대 은행 무수익여신 6조4108억원
반년 새 28% 급증

기업대출 부실여신 36.4% 늘며
가계보다 증가세 가팔라
고금리·내수 부진에 상환 여력 악화

은행기업고객

▲서울 시내 한 은행 기업고객 상담 창구.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의 부실 여신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된 데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기업 부문의 부실 증가 속도가 가계보다 가팔라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올해 6월 말 기준 무수익여신은 6조4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조65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6개월 만에 28.0% 증가했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수익여신은 이자를 정상적으로 수익으로 잡기 어려운 대출이나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뜻한다. 차주의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져 은행 입장에서는 회수 가능성이 낮은 대출로 분류된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 여신이 차지하는 비중도 상승했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지난해 말 0.27%에서 올해 2분기 말 0.34%로 0.07%포인트 높아졌다. 이 비율이 0.34%까지 오른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이어지던 2020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실 증가세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은 2022년 말 2조7902억원에서 2023년 말 3조5090억원, 2024년 말 4조3736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여신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도 0.18%에서 0.21%, 0.25%로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가계보다 기업대출에서 건전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기업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3조4087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6498억원으로 36.4% 급증했다. 기업대출 가운데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0.32%에서 0.42%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가계 부문의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가계 무수익여신은 같은 기간 1조5978억원에서 1조7610억원으로 10.2% 늘었다. 가계대출 대비 무수익여신 비율은 지난해 3월 말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5개 분기 연속 0.09%를 유지했다.


기업대출 부실이 확대된 배경으로는 경기 부진과 내수 침체, 고금리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거론된다. 은행권에서는 금리 부담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둔화와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상승, 경매 낙찰률 하락 등이 겹치면서 특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상환 여력이 약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데다 일부 취약 업종의 실적 회복이 늦어지는 점도 부담이다. 여기에 일부 대기업의 기업회생 신청이 발생하면서 회생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대규모 고정이하여신이나 무수익여신이 장부에 남는 사례도 부실 규모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권은 부실 확대에 대응해 건전성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출 가운데 부실 징후가 나타나는 여신을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차주에는 채무조정과 만기 연장, 운전자금 지원 등을 통해 회복을 돕고 있다. 반대로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은 상각하거나 매각하는 방식으로 장부상 부실을 정리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채권을 정리하는 동시에 향후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도 쌓으면서 자산건전성 악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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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재석 기자 입니다. 금융부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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