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대책 평가] “신규택지보다 기존 공공택지 조기 착공 효과 클 것”

장혜원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13 15:19

정비사업·비아파트 병목 해소 긍정적…민간 공급 회복 여부가 관건
전문가 “서울 핵심지 공급 부족은 여전…단기간 집값 안정 기대는 일러”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임기근 국무조정실장. 사진=장혜원 기자

정부가 13일 수도권 23만호+α 추가 공급을 골자로 한 8·13 주택 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의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23만호+α'라는 계획상의 숫자보다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느냐가 정책 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새로운 택지를 계속 내놓는 방식보다 3기 신도시와 기존 공공택지, 재개발·재건축 등 이미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의 병목을 해소하는 것이 실제 공급 체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은 공급량 확대보다 공급 속도 혁신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택지를 발표하는 것보다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3기 신도시와 공공택지의 착공을 앞당기는 것이 실제 공급 체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 8만9000호의 착공을 1~2년 앞당기고, 공공택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공급 불안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가 이미 계획된 주택의 착공 지연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접근에 의미가 있다고 봤다. 신규택지 지정만으로는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인허가와 보상 등 사업 단계별 병목을 없애는 것이 단기적인 공급 기대를 높이는 데 상대적으로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려는 방향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 정비사업 약 23만4000호가 차질 없이 착공하도록 지원하고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을 기존 75%에서 70%로 완화하기로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도권 공급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민간 공급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대책이 현장의 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마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추가 용적률 상향보다 사업 속도를 택한 점도 주목된다. 용적률을 높이면 조합의 사업성은 개선될 수 있지만 기부채납과 정비계획 변경, 지방정부 협의 등이 추가되면서 오히려 사업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비아파트 공급 규제 완화 역시 단기간 공급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다세대·다가구 등 비아파트에 적용되는 건축면적과 층수, 일조 관련 규제를 완화해 공급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비교적 빠른 시일 안에 공급할 수 있는 비아파트 규제 완화는 시의적절하다"며 “무주택 서민들의 공급 불안이 해소될 수 있도록 얼마나 속도감 있게 개발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책이 단기간에 서울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신규택지가 실제 주택으로 공급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서울 핵심지역에서 당장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은 제한돼 있어서다.


함 랩장은 “공급대책의 패러다임을 새로운 땅을 발표하는 것에서 이미 있는 사업을 최대한 빨리 주택으로 바꾸는 것으로 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서울 핵심지역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만큼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쉽게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 10만호+α 가운데 우선 2만7000호만 공개한 점도 향후 정책 신뢰를 좌우할 변수다. 나머지 7만3000호+α는 지방정부와 협의가 끝난 상태지만 주민공람과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순차 공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계획을 발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업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개발 진행 과정을 국민들에게 수시로 공개해 공급 확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대책의 평가는 '23만호+α'라는 전체 공급 규모보다는 실제 착공 실적으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정부가 3기 신도시와 신규 공공택지, 정비사업 등에서 제시한 착공 시기를 지키고 이를 실제 입주 물량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혜원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dalgu@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