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묵은 염창공원에 1000가구…강서 도심 공급 시험대

장혜원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14 15:00

폐업 골프연습장·절개지 등 훼손지 5만711㎡ 활용…2029년 착공 목표
9호선 염창역·한강 인접한 서울 유일 공개 신규택지…청년·무주택자 공급
주민공람·중도위 심의·보상 남아…교통·학교·녹지 보전이 사업 성패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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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에 건설 장비와 차량 등이 놓여 있다. 정부는 20년 가까이 방치된 이 일대에 청년·무주택자를 위한 공공주택 1000가구를 공급하고 2029년 착공할 계획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거리뷰 캡처

20년 가까이 방치된 서울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훼손지가 공공주택 1000가구 규모의 주거지로 탈바꿈한다. 정부가 '8·13 주택 공급대책'을 통해 구체적인 입지를 공개한 서울 내 유일한 신규 공공택지다.


지하철 9호선 급행 정차역인 염창역과 한강에 인접한 도심 부지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의 관심이 예상된다. 다만 아직 후보지 단계인 만큼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주민 협의 등을 원활하게 마치고 교통·학교 등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4일 국토교통부와 강서구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강서구 염창동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5만711㎡를 '서울 강서지구'로 개발해 청년 등 무주택자가 부담할 수 있는 주택 1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며 2029년 착공이 목표다.



염창근린공원 전체 면적은 11만1769.4㎡다. 주택 공급 대상은 공원 전체가 아니라 산림을 제외한 훼손지로, 전체 면적의 약 45%에 해당한다.


정부와 강서구는 기존 산림을 보전하면서 주택사업 부지와 공원을 연결하는 개방형 녹지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입주민뿐 아니라 기존 지역 주민도 녹지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염창공원 훼손지를 둘러싼 개발 논의는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서구는 민간사업자가 부지 일부를 개발하는 대신 청소년 문화시설과 어르신 사랑방, 야외공연장 등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는 조건으로 사업을 승인했다.


그러나 사업자는 약속한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하지 않은 채 골프연습장만 운영했다. 강서구는 2006년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2009년 직권 폐업 조치를 내렸다.


이후 폐업한 골프연습장과 절개지가 남았지만 대규모 사업비와 복잡하게 나뉜 토지 지분, 소유권 변동 등이 얽히면서 새로운 사업자를 찾지 못했다. 부지는 공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됐고 도시 미관과 안전 문제를 둘러싼 주민 민원도 이어졌다.


강서구는 문제 해결을 위해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 균형·계획·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듬해에는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하고 국토부와 공공기관에 공공개발을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이번 신규 공공택지 선정을 계기로 20년간 표류한 사업이 다시 출발선에 서게 된 셈이다.



입지 경쟁력은 비교적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창동은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가 정차하는 염창역을 통해 여의도와 강남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차량으로는 올림픽대로 진입이 쉽고 월드컵대교를 이용하면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방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한강변과 가깝고 양천구 목동 학원가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염창동 일대에서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이 드물었던 만큼 새 아파트를 원하는 젊은 직장인과 신혼부부 등의 관심이 예상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염창동은 9호선을 통한 여의도·강남 접근성이 좋고 한강과 목동 생활권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실거주 수요가 꾸준한 지역"이라며 “강남권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도 젊은 수요자에게 장점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다만 염창동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준공된 중소 규모 아파트가 많다. 기존 용적률이 200~300%대로 높은 단지도 적지 않아 개별 재건축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상당수 지역이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었던 점도 정비사업의 제약으로 작용했다. 최근 서울시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준공업지역에 최대 400%의 법적 상한용적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면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를 중심으로 사업성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염창우성 1·2차와 삼천리아파트는 개별 단지의 낮은 사업성을 보완하기 위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602가구를 최고 43층, 996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염창동에는 소규모 단지가 많고 일부 단지는 상가 소유관계까지 복잡해 개별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며 “인접 단지를 하나로 묶는 통합 재건축이 현실적인 정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염창공원 훼손지에 1000가구가 들어서면 염창동에 부족했던 대규모 신축 주택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기존 정비사업까지 가시화하면 지역의 주거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염창공원 사업은 아직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 단계다. 주민 의견청취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공주택지구로 최종 지정돼야 한다. 이후에도 지구계획 수립과 토지 보상, 부지 조성 절차를 통과해야 실제 착공에 들어갈 수 있다.


정부는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수립, 보상 등 관련 절차를 가능한 범위에서 병행해 사업 기간을 줄일 방침이다. 그러나 과거 사업을 장기간 가로막았던 토지 지분 분산과 소유권 관계가 보상 과정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녹지 보전과 기반시설 확충도 과제다. 사업 대상지가 울창한 산림이 아니라 폐업한 골프연습장과 절개지 등 훼손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게 정부와 강서구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택 배치와 층수, 녹지 보전 규모 등 구체적인 토지이용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000가구가 입주하면 지역의 인구와 차량 통행량도 증가한다. 이미 공동주택이 밀집한 염창동의 도로와 대중교통, 학교가 추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염창동은 교통 혼잡과 학교 접근성, 생활 상권 부족 등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며 “주택만 공급할 것이 아니라 통학로와 도로, 상업·생활편의시설을 함께 확충해야 지역의 주거 수준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이번 사업 선정을 환영하며 적극적인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염창근린공원 훼손지 개발은 지역균형발전의 출발점이자 오랜 기간 기다려 온 주민들의 염원이 만든 결실"이라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염창공원 사업은 서울에서 대규모 가용지가 고갈된 상황에서 장기 방치된 도심 유휴부지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훼손지를 주택과 녹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기반시설까지 충분히 확보한다면 새로운 도심 공급 모델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토지 보상과 주민 협의, 기반시설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2029년 착공 일정도 장담하기 어렵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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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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