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산사태 등 1명 사망·4명 부상…거제·통영 5100가구 단수
거제 956㎜·시간당 124㎜ 기록…가뭄에 굳은 땅이 피해 키워
▲지난 17일 오전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건물 내부까지 밀려들어 집기와 시설물 등이 파손돼 있다. 거제에는 이날 들어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남부지방이 광복절 연휴 기간 동안에는 최대 9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산사태로 1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대규모 단수와 정전 사태까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경남 거제시 옥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숨졌고, 거제·통영·울산 등에서 총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산과 경남, 제주 등 3개 시·도에서 318세대 564명이 긴급 대피해 마을회관과 경로당, 임시 숙박시설 등에 머물고 있다.
전국 소방본부 등에 접수된 침수·수목 전도 등 피해 신고는 2574건에 달하며, 이 중 2330여 건이 경남에 집중됐다. 전남에서는 무화과 1.9헥타르(ha)와 고추 0.2ha 등 농작물이 침수됐다.
주민 생활 기반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거제 6개 면·동과 통영 1개 면 등 총 51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면서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남부권 일대 4161가구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현재 대부분 복구되었으나 일부 지역은 여전히 긴급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번 폭우는 가뭄이 극심했던 영·호남 해안가를 중심으로 쏟아졌다. 지난 15일부터 18일 오전 5시까지 경남 거제에는 무려 956.1㎜의 누적 강수량이 기록됐으며, 통영(766.9㎜), 부산 가덕도(518.0㎜), 제주 성산(477.0㎜), 사천(430.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거제에서는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 호우가 쏟아졌고 부산 가덕도(101.5㎜), 통영(97.4㎜), 목포(66.4㎜) 등에서도 기록적인 시간당 강수량이 관측됐다.
밀양(143.2㎜), 의령(171.3㎜), 창녕(128.0㎜) 등 가뭄 지역에도 많은 비가 내렸으나, 장기간 가뭄으로 메말라 있던 지표면이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토사 유출과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북동진하는 저기압과 강한 남풍(하층제트)을 타고 유입된 다량의 수증기가 남해안과 지리산 등 지형과 충돌해 폭발적인 비구름대가 형성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는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피해가 큰 전남·광주·부산·경남 지역에 재난특별교부세 30억4000만 원을 긴급 지원해 이재민 구호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