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김정은 만날 것”
北 “美 적대정책 변하지 않아”
李 대통령 “대화 여건 조성 결단에 경의”
“한국 반감 사고도 북한과 외교적 진전 못 이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까지 지시하며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변화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두 지도자들의 관계는 의연 훌륭하다"면서도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은 변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김 부장의 이번 입장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하면서 북한을 향해 유화적인 신호를 보냈다. 이어 17일에는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답했다며 이를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연내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과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 만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과 편지를 교환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그와 잘 지내고 있다. 내가 그와 잘 지낸다는 사실은 나쁜 게 아니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수를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구체적인 숫자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집권 1기부터 이어져 온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되살리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이에 호응하려는 북한의 의사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이 부각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났다.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2019년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판문점 회동이 이어졌지만 북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둘러싼 실질적인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대화 의지를 피력해왔다.
다만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동맹국인 한국의 반감을 사면서도 정작 미국의 주요 적대국인 북한과의 외교에서는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며칠 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발표한 미한합동군사연습축소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는 그에 대하여 평할 가치도 없다고 보며 전혀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의 규모나 기일이 줄어든다고 해서 도발적, 공격적 성격의 군사연습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미국 측이 이번에 취한 자기들의 조치를 그 무슨 '선의의 조치'로 선전해보려고 타산한다면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의 동력을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한미 연합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에 공감한다"며 “그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