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데 더 내라고?…금융권, 예보료 인상 거론에 “납득 어려워”

박경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8.21 08:54

예보, 금융권 예보료율 인상 검토
은행권 적정 예보료율은 0.13%
생·손보, 기존 대비 2.7배·3.3배 인상

보험사 “요율 산정 이유 납득 어려워”
“비용 흡수, 소비자 전가로 이어질 것”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가 전 금융권의 예금보험료율 인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보험료 부담에 따라 구조적인 영업원가가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예금보험료율 인상을 위한 '예금보험기금 목표 규모 및 예보료율 재산정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예금자 보호를 위한 기금 확충을 위해 전 금융 업권의 예보료율을 크게 인상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예보료율 재산정은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한도가 금융기관당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남에 따라 예금보험기금 목표 규모도 키워야 한다는 시각에서 시작됐다. 예보가 2009년 이후 저축은행과 MG손해보험(현 예별손보) 등 파산 금융사의 매각 추진이나 정상화에 나서면서 지원 자금도 늘어 예보료율 조정 필요성이 커지기도 했다.



예금보험공사가 한국금융학회에 의뢰한 용역 중간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 적정 예보료율은 현행 0.08% 대비 0.05%p 높은 0.13%다. 지난해 은행의 예보료(1조4600억원) 납부액에 따라 계산하면 연간 91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는 추정이다.


금융투자업권은 0.15%에서 0.22%로, 저축은행은 0.40%에서 0.54%로 올려야 한다는 수치가 제시됐다. 다만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법 제30조가 정한 예보료율 한도인 0.5%를 넘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인상 폭이 가장 큰 곳은 현재 0.15% 요율을 적용받는 보험업권으로, 생명보험은 0.4%, 손해보험은 0.5%가 제시됐다. 각각 기존 대비 2.7배, 3.3배 수준이다.



예보료율 조정안을 접한 금융권은 인상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보료 인상폭이 가장 큰 보험업계의 경우 예별손보 한 곳의 부실 처리비용을 정상적으로 영업 중인 손보업계 전체가 담당해야할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반론부터, 사실상 예별손보 외에 보험사 부실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저축은행보다 높은 예보료를 부담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돈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예보기금 목표 규모 확대 필요성이 예보료율 재산정 논의로 이어졌다.

자본 규모가 크고 금리에 민감한 보험업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은행과 리스크 구조가 다름에도 예보가 비슷한 모형을 적용해 위험을 과대 평가했다는 것이다. 제시된 안에 적용하면 보험사의 보험계약마진(CSM)이 현행 대비 30조원 넘게 감소할 수 있다는 예상이 따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동일한 예보료 산출 모형을 보험사에 적용한 것으로 아는데 이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회계기준에 따라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에 금리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업권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은행의 다섯 배 수준으로 금융권 내 가장 높은 요율을 적용받고 있기에 요율 합리화를 업계 숙원으로 추진하고 있던 와중 보험사 다음으로 높은 인상폭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높은 예보료 부담의 원인이었던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났기에 부담이 이보다 더해지는 부분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은행(1조4684억원) 다음으로 많은 4183억원의 예보료를 냈다.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업계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액수다.



예보료율의 과도한 증가가 금융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력이 있는 은행과 달리 보험과 저축은행은 비용 흡수 시 이익과 자본이 줄고, 이는 소비자 부담 확대로 갈 수 있다"며 “예보료 인상이 곧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이나 저축은행의 대출 원가 상승에 따른 중저신용자 대출금리 확대 또는 대출 축소 등 비용 전가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금보험공사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 “예보료율 수치는 외부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된 계량모형의 결과로, 업권과의 논의를 위한 참고용"이라며 “향후 업권별 최종 예보료율은 관련 업권 및 민간전문가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연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 업권은 용역으로 도출한 인상안을 확인한 단계다. 예보와 금융당국은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협의를 이어가다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새 요율은 2028년 납입분부터 적용된다.



박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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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경현 기자 입니다. 금융부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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