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소득마을 등 주민참여형 사업 망 우선접속 개정안 본회의 통과
수년째 계통 접속 기다린 사업자들 “신규 정책사업에 후순위 밀릴 수도”
1MW 이하 주민참여형 우선접속에 ‘사업 쪼개기’ 등 편법 가능성 제기
업계 “시행령서 기존 사업자 보호해야…전력망 확충·ESS 확대 병행 필요”
▲태양광 발전소의 모습. 사진= 에너지경제신문
햇빛소득마을 등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전력망 접속 우선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망 부족으로 수년째 계통 접속을 기다려온 사업자들이 신규 정책사업에 밀려 접속 순번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에서는 제도 시행에 앞서 기존 사업자의 접속권을 보호하고 전력망 확충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24일 태양광 발전·시공업계에 따르면 관련 협·단체들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햇빛소득마을 등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력망 우선접속 제도를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일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력망 우선접속 근거 등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국가기간 전력망 주변지역 등에서 추진되는 1메가와트(MW) 이하 소규모 공익적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이 다른 발전사업보다 우선해 전력설비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회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토지를 구입하고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계통접속을 신청한 뒤 장기간 기다리고 있는 사업자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햇빛소득마을에 우선권을 주면 먼저 신청한 기존 사업자가 오히려 후순위로 밀리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송전망 용량 안에서 접속 순서만 조정할 경우 주민참여형 사업과 기존 발전사업자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접속 대기 발전설비 용량은 지난해 10월 기준 3939메가와트(㎿)에 이른다.
곽 회장은 1MW 이하로 정해진 우선접속 기준을 악용한 이른바 '사업 쪼개기'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나의 사업을 여러 개의 소규모 사업으로 나누거나 형식적으로 주민참여 요건을 갖춰 우선접속권을 확보하려는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향후 하위법령에서 실제 주민 참여 정도와 수익 공유 구조 등을 구체화하고 명의 대여나 사업 쪼개기를 막을 관리·감독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숙 전국태양광발전협회 사무총장도 “햇빛소득마을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발전사업의 주체가 되고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모델은 충분히 확대할 가치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사업자와 일반 국민의 기회를 뒤로 미루는 방식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기존 계통접속 대기 사업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명확한 경과조치와 함께 우선접속 대상·기준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사업자가 투자에 앞서 지역별 계통 여유용량과 예상 접속 시기, 향후 계통 보강계획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법 시행을 위한 시행령과 세부 운영기준 마련 과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햇빛소득마을에 단순히 접속 순번을 앞당겨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송·배전망 확충과 계통 보강, ESS 확대 등을 병행해 전체 접속 가능 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곽 회장은 “계통이 부족하다면 사업자 간 순서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전력망을 확충하고 ESS를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햇빛소득마을 확대와 함께 기존 발전사업자의 접속권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시행령 등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고 전력 판매 수익을 공동으로 나누는 사업이다. 정부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동시에 농어촌에 새로운 소득원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조성 목표도 기존 500곳 이상에서 700곳 이상으로 상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