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에 포트폴리오 조정 제안
미 국채 비중 34.1%→21.9%
“미 국채 매수자 약화 신호 중요”
▲(사진=AP/연합)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2조3000억달러(약 3110조원)에 달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국채 비중을 대폭 낮출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미 국채를 비롯한 글로벌 국채에서 자금을 옮길 경우, 가뜩이나 매도 압력을 받는 글로벌 채권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미 경제매체 CNBC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를 운용하는 노르웨이은행 투자운용본부(NBIM)는 4일(현지시간) 공개된 서한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국채 비중을 줄일 것을 최근 노르웨이 재무부에 제안했다.
NBIM은 현재 전체 펀드 자산의 약 26%를 채권 등 고정수익 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5조8600억크로네(약 852조원)에 달한다. 이 중 70%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가 차지한다.
그러나 NBIM은 이번 서한에서 이 비중을 50%로 낮추고, 줄어든 자금을 회사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 자산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단순 계산하면 채권 포트폴리오의 약 20%포인트에 해당하는 자금이 국채에서 다른 채권 자산으로 이동하게 되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재배분 규모가 약 1060억달러(약 1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번 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미 국채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NBIM이 제시한 방안에 따르면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미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34.1%에서 21.9%로 낮아진다. 유로존 국채 비중도 16.8%에서 14.1%로 줄어드는 반면 일본 국채 비중은 4.6%에서 7.4%로 확대된다.
FT는 미 국채의 매각 규모가 800억달러(10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NBIM은 국채 비중을 50%까지 낮추더라도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다른 자산에 투자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조정안은 글로벌 국채시장이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각국의 막대한 정부부채에 대한 우려로 매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글로벌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2일 4.82%까지 치솟으면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최근 3%선을 넘어 1996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장중 5.92% 안팎까지 올라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독일과 프랑스의 10년물 국채금리도 각각 2011년과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의 '큰손'인 NBIM마저 미 국채 보유 비중을 대폭 줄일 경우 미 국채의 수급 불안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중국, 걸프 국가들을 거론하며 “미 국채를 안정적으로 매입하고 보유해온 투자자들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NBIM의 미 국채 비중 축소 방안에 대해서도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미 국채를 사들이고 보유해온 투자자들이 이전만큼 확실한 매수 주체가 아니라는 신호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