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자산 등 가스공사가 규모 월등히 커, 당연 대구로”
울산시 “국가 에너지산업 수도, 공급망 컨트롤타워로 최적”
두 공사 합치면 총부채 63조원, 상장폐지시 1.2조 자금 필요
석유공사 노조 “에너지 안보 위협하는 통합 결사반대”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한국가스공사(왼쪽)와 울산광역시에 위치한 한국석유공사 본사. 사진=각사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를 통합하기로 하면서 본사를 유치하기 위한 지자체간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해지고 있다.
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대구광역시와 울산광역시 모두 에너지자원공사 본사를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한국가스공사, 울산시는 한국석유공사 본사를 갖고 있다.
대구시는 6일 입장문을 통해 “두 공사의 기능 통합은 단순한 기관 결합이나 지역 유치 경쟁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자원안보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직 재설계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며 “통합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하며 통합 공사 본사도 현재 가스공사 본원이 있는 대구에 두는 것이 정부 개혁 방향과 조직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가스공사가 규모 면에서 월등히 큰 만큼 대구를 본사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준 직원 수는 가스공사 4305명, 석유공사 1456명이다. 자산 총계는 가스공사 53조6278억원, 석유공사 19조4442억원, 매출액은 각각 35조7273억원, 3조1365억원이다.
또한 대구시는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22년 세계가스총회 등을 개최하며 구축한 국제 에너지 네트워크와 교통·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도 통합 공사 본사 입지의 강점으로 제시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조직 규모와 운영체계, 공급망 통제 역량, 정책 연속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합의 중심은 가스공사가 돼야 한다"며 “가스공사가 있는 대구가 통합 공사 본사 입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에너지산업이 잘 발달해 있고, 에너지 기관들이 모여 있는 울산이 통합 본사 유치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신민식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정부 개혁안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탐사, 개발, 비축, 도입 기능을 통합해 국가 차원의 에너지 공급망을 일원화하고, 해외 산유국이나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며 “울산시는 이런 방안을 적극 지지하고 공감한다. 울산시는 개혁안의 목적과 전략이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수도 울산임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유치 당위성을 주장했다.
신 부시장은 이어 “울산에서는 에너지 자원 확보와 저장, 산업 활용, 이동, 미래 에너지 전환 등 모든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연결할 수 있다"며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 본사는 하나의 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공급망 컨트롤타워를 어디에 두는 것이 효율적인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신 부시장은 그 근거로 △석유공사·한국에너지공단·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동서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이 모여 있는 '기능군의 집적화' △다양한 에너지원이 저장·활용·소비되는 '에너지 자원의 집적화' △조선·석유화학·자동차·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산업전력 수요처'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 발표를 통해 가스공사와 석유공사를 하나로 합쳐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새롭게 출범한다고 밝혔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자원 개발 및 비축을 일원화해 지정학적 리스크 등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는 종합적인 에너지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취지다. 신에너지 분야 기능과 석유 유통구조 개선, 도시가스 관련 복지사업 기능도 하나로 합친다. 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사업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 이관한다.
하지만 가스공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이고, 석유공사가 재무 부실상태이기 때문에 주주 반발 등으로 통합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스공사 지분은 재정경제부 등 정부(26.15%), 한전(20.47%), 지자체(7.86%) 등 공공 지분이 54.48%다. 우리사주(0.99%)와 국민연금(5.54%)을 합쳐도 정부 측 지분율은 약 60%로, 합병 안건 의결 요건인 찬성률 3분의 2에 미달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일반주주 지분을 전량 매수한 뒤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4일 종가 기준 인수 필요 금액은 약 1조2832억원 규모다. 여기에 가스공사(약 41조원)와 석유공사(약 22조원)의 합산 부채만 63조원에 달해 정부의 추가 출자가 불가피하다.
석유공사 노동조합(위원장 황성훈)은 7일 성명서를 통해 “무지한 탁상행정으로 공공기관을 유린하는 정부와, 눈치만 보는 비겁한 경영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통합에 결사반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