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이재근과 최종 3인 경쟁
유일한 외부 후보
우리은행장 시절 위기관리 경험으로 차별화
은행·지주·IB·PE 등 폭넓은 금융 경력
은행장 퇴임 후 4년여 공백
KB 사업 이해도가 최종 관건
<편집자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가 양종희 현 회장, 이재근 KB금융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 3명으로 압축됐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9월 11일 2차 심층 인터뷰 등을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고,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본지는 최종 회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3인의 경영 성과와 강점, 리더십 및 향후 과제를 차례로 짚어본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 3인에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그가 KB금융 수장에 깜짝 등극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직 회장과 정통 KB 출신 후보가 포진한 가운데 유일한 외부 후보인 권 전 행장은 은행과 투자은행(IB), 사모투자(PE) 등 금융권 전반을 경험한 경력을 앞세워 회장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KB금융이 외부 후보에게 문호를 열어놓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내부 출신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외부 인사를 포함해 후보군을 구성했고 권 전 행장은 내부 후보들과의 경쟁을 거쳐 최종 3인까지 진입했다.
권 전 행장은 1차 후보군에 포함된 외부 인사 가운데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유일한 후보다. 시장의 평가와 검증에 직접 노출되는 부담을 감수하고 최종 경쟁에 나섰다는 점에서 회장 도전에 대한 의지도 엿보인다. 외부 인사에게 기회를 열어놓은 KB금융의 승계 절차에서 권 전 행장이 최종 후보까지 올라왔다는 점도 주목된다.
◇ 은행·IB·PE 경험…외부 시각 앞세운 '위기관리형' 강점
권 전 행장의 가장 큰 강점은 금융업 전반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1988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권 전 행장은 우리금융지주 홍보실장과 경영지원부장, 우리은행 대외협력단 상무, IB그룹 겸 대외협력단 집행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후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와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를 역임했으며 2020년 우리은행장에 올랐다.
은행 경영뿐 아니라 지주 경영지원과 IB, PE, 공제 분야까지 경험한 만큼 금융회사의 사업과 조직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에는 DLF와 라임 사태 이후 고객 신뢰와 내부통제를 회복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에도 대응해야 했다.
당시 권 전 행장은 조직 안정과 리스크 관리, 실적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은행을 이끌었다. 대형 은행의 위기관리 경험과 금융사업 전반을 폭넓게 경험했다는 점은 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디지털 금융에 대한 관심도 비교적 일찍 드러냈다.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 디지털 전환을 단순한 비대면 채널 확대가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업무 프로세스 전반의 변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데이터와 고객 데이터 확보를 통한 맞춤형 금융서비스의 중요성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권 전 행장은 KB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이 아니다. KB금융의 조직문화나 기존 사업구조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기존 관행과 이해관계에서 한발 떨어져 그룹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 '지금의 KB'…4년 공백 넘어설 미래전략이 관건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
다만 과거 금융회사 경영 경험만으로 KB금융 회장 자리를 설득하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권 전 행장이 우리은행장 임기를 마친 것은 2022년이다. 이후 금융산업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졌고 금융지주들의 경쟁 구도도 달라졌다. 은행 이자이익뿐 아니라 증권·보험 등 비은행 사업과 자본시장, 글로벌 사업의 경쟁력이 중요해졌다.
KB금융 역시 은행뿐 아니라 증권·보험·카드·자산운용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린 복합금융그룹이다. 회장에게는 개별 은행의 영업전략을 넘어 계열사 간 자본 배분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발굴까지 요구된다.
이 부분에서는 내부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KB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와 조직문화는 물론 증권·보험·카드 등 계열사의 사업 현황을 얼마나 빠르게 파악하고 자신의 경영전략으로 연결할지가 변수다. 우리은행장을 떠난 지 4년여가 지난 만큼 급변한 금융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주는 것도 과제다.
KB금융이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외부 후보에게는 부담이다. 단순한 쇄신보다 현재의 성과를 이어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출신 후보는 조직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인사·조직 운영 측면에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관행이나 조직문화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며 “반면 외부 인사는 기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광석 전 행장의 경우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임원과 우리PE 대표를 지냈고,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대표를 거쳐 우리은행장까지 역임하는 등 다양한 금융회사와 계열사에서 경영 경험을 쌓았다"며 “KB금융 입장에서는 외부 인사지만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와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을 갖췄다는 점에서 다른 외부 후보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