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보안공단 출범 中] ‘실무 경험’ 학계 전문가 진단…“실질적인 컨트롤 타워 돼야”

박규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07 10:19

“경비원 신분으론 역부족”…특사경 등 실질 공권력 절실
잦은 이직 막을 처우 개선·전문성 따른 보상 체계 마련도
40시간 단기교육 한계…미국 TSA식 전문 인력 양성해야
등급별 ‘국가 자격증’ 도입해 신종 소프트 타깃 테러 대비

공항 보안 검색 요원이 위해 물품 탑재 여부를 판독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항 보안 검색 요원이 위해 물품 탑재 여부를 판독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칭 '항공보안공단'의 신설은 실질적인 운영 권한 확보와 내부 시스템 구축을 동반해야 한다. 상편에서 제기된 조직 독립의 당위성에 이어 중편에서는 신설 공단이 구비해야 할 내부 시스템과 현장 요원들의 신분 및 권한 문제를 살펴본다.


현장 실무자 출신 연구자 3인의 학위 논문은 신설 전담 조직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이들의 연구는 시대별 상황에 맞춰 물리적 근무 환경 개선(2006년)에서 인적 자원의 질적 고도화(2020년), 그리고 실질적 법적 공권력 확보(2023년) 단계로 진화하며 새 조직이 갖춰야 할 요건을 구체화하고 있다.


◇ “직무 환경 개선과 보상 체계 통한 전문인력 유지"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 업무 담당자 출신인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항공보안학과장·교수)은 보안 인력의 잦은 이직과 숙련도 저하 문제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소 교수는 2006년 '항공보안검색 직무향상을 위한 연구'를 통해 전문성 유지를 위해서는 보상 체계와 하드웨어적 근로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함을 입증했다.


논문에 따르면 현장 요원들을 대상으로 보안 검색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한 결과, 근무 축소 및 휴식 증가(53.3%), 검색 인력 증원(27.4%) 등이 꼽혔다. 이직률 최소화를 위한 대책으로는 처우 개선(44.8%), 급여 인상(30.4%), 평생 직장 전환(21.9%) 순으로 나타났다.



소 교수는 “보안 검색 적발 실적이 높은 직원에 대한 포상 제도 및 해외 시찰·연수 제도 등에 대해서도 적극 도입할 경우 항공 보안 검색 직무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해결책으로 “경력이 짧은 보안 검색 요원의 임금은 소폭 인상하되, 경력이 높아질수록 전문성이 높고 직무 수행 능력이 뛰어남을 감안해 경력에 따라 임금을 차등 인상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장기근속 수당을 차등 지급하고 부양 가족이 있는 기혼자의 경우에는 가족 수당 등을 지급하는 방안이 효율적인 급여 인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직무 동기 부여 방안도 제시했다. 소 교수는 “직무 체계에 있어서도 기존의 조원-조장-반장-소장의 오래된 용어 대신 사원-조장-계장-과장-소장 등의 세부적인 직급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공정한 승진 제도를 정착시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소프트 타깃 테러 대응 위한 TSA식 훈련 모델 도입"



이후 연구는 공항을 겨냥한 신종 테러 위협에 맞서 내부 보안 인력의 전문성을 국가 차원에서 검증하고 양성하는 질적 고도화 체계 구축으로 이어졌다. 한국공항공사 실무자 출신인 김영천 한국보안인력개발원장은 2020년 '항공정책 기반 미래 항공보안 전문조직에 관한 연구'를 통해 신설 전담 조직이 갖춰야 할 선진국형 인력 양성 시스템과 국가 자격 제도를 깊이 있게 제안했다.


김 원장은 논문에서 다중이용시설 등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의 위험성과 공항 화장실 사제 폭발물(IED) 발견 사례 등을 거론하며 고도화되는 위협에 대응할 체계적인 내부 시스템 정비를 역설했다.


그는 “진정한 수익성은 철저한 예방에서 비롯됨을 각인해야 한다"며 공항 운영자 산하의 자회사 형태가 아닌 보안을 전담하는 가칭 '한국항공보안공단'이 인적 자원을 직접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기존 단기 교육 위주의 인력 양성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것을 주문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 교통보안청(TSA) 요원은 전용 아카데미에서 2주간의 초기 교육과 80시간의 현장 직무 교육(OJT)을 거쳐 인증을 받지만, 국내는 단 40시간의 초기 교육과 80시간의 OJT만으로 실무에 투입되고 있다. 김 원장은 “짧은 자체 교육 후 곧바로 배치되는 현재 방식으로는 첨단화된 테러 물품을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구체적인 해법으로 현장 실무 중심의 '등급별 보안검색사 국가자격증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직무 수행 능력에 따라 입문자를 위한 레벨 3, 중간 수준을 위한 레벨 2, 상급 수준인 레벨 1로 등급을 세분화해 현장 요원들에게 장기적인 경력 개발 비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자격증이 항공뿐만 아니라 항만, 철도, 정부청사 등 국가 중요시설과 세관, 교정시설 등 공공안전 분야 전반으로 확장 가능한 '국내 보안검색 분야 유일의 표준 자격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격증의 공신력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법적 통제 장치도 요구했다.


김 원장은 “국가 자격증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므로 자격증 대여·알선 행위는 부패 방지 차원에서 엄격히 관리돼야 한다"며 “불법 양도·대여나 알선 적발 시 자격 취소는 물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항공보안법에 형사처벌 조항을 명문화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동적 한계 극복 위한 '특사경' 등 공권력 부여해야"


가장 최근 발표된 연구는 자회사 정규직 전환 이후에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신분상 한계와 수동적 업무 행태를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직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 업무 담당자인 유덕기 경운대학교 항공보안경호학부 교수는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 가능한 법적 공권력 확보 방안을 연구했다.


유 교수는 2023년 '항공보안 운영체계에 관한 경험과학적 연구'를 통해 현행 '특수 경비원' 신분이 갖는 권한 부재의 한계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항공 보안 요원은 외견상 경찰과 유사한 복장으로 근무하며 범죄 행위와 불법 방해 행위를 예방할 목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면서도 “업무 매뉴얼에 따른 기계적 업무를 수행하며 사건·사고 현장의 초동 보고와 초동 조치에 국한된 단순 업무를 담당하고, 처리 과정에서 주체적 역할에서 배제돼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러한 무기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신분 제도의 개편을 요구했다. 그는 “공항의 특수성 때문에 일반인을 직접 통제하는 일이 많으므로, 일반 국가 중요시설에 근무하는 특수 경비원들과는 다른 권한이 있어야 한다"며 “항공보안업무의 특수성에 맞춰 청원경찰 신분에 준하는 권한이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의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권력 부여에 따른 오남용 우려에 대한 보완책도 제시했다. 유 교수는 “권한의 오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특사경 지위는 국토교통부 항공보안감독관, 공단의 관리자와 현장 간부에 한해 부여해야 한다"며 “청원경찰에 준하는 권한 역시 항공경비요원 중 순찰 요원과 현장의 간부 요원에게 제한적으로 부여해 최소한의 공권력으로 항공보안을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설 예정인 항공보안공단이 실질적인 국가 관문 컨트롤타워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학계가 제시해 온 △직무 체계 개편 △국가 자격 제도 △법적 공권력 확보 방안들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제도화할지가 출범 전 핵심 과제로 남는다.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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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산업부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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