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09명 보다 낫다”…‘김승원 때리기’ 한동훈의 일석삼조

김윤호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07 14:23

김승원 해명 때마다 추가 자료 공개…문자·수사자료 이어 통화 녹취까지 공세 확대
‘장동혁 대결’ 구도 탈피…李대통령 싸울 적임자로 지지층 소구…차기 보수 지도자 위상 확립
韓 “2028년 보수 재건·2030년 정권 탈환”…한국갤럽 정치지도자 선호도 9% 1위

ㅇㅇ

▲한동훈 무소속 의원. 사진 = 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김 후보자 측의 해명이 나올 때마다 추가 자료를 공개하며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히 김 후보자 검증 차원의 행보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리를 둔 무소속 상태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보여주고, '복당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논리보다 '당 밖에 있어도 보수 진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둔 행보라는 것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의원의 행보는 지난달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 후보자의 제약회사 로비 의혹을 처음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한 의원은 당시 김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지인을 통해 코로나19 신약의 임상시험 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청탁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2일에는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이 김 후보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공개했고, 4일에는 서울서부지검이 작성했다는 기소 계획 문서를 공개했다.


전날(6일)에는 김 후보자와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의 2021년 통화 녹취 2건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가 “직접 챙겨보라고 내가 얘기 한번 해볼게"라고 말하거나 담당 과장 선에서 승인이 막혀 있다는 양 씨의 설명에 “알았어"라고 답한 내용이다.



한 의원은 이를 두고 “실무진까지 전달된 성공한 로비"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자 측은 임상시험계획 승인 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공방에서 주목되는 것은 의혹의 사실관계와 별개로 한 의원이 '해명에 대한 재반박'이라는 방식으로 공세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 번의 의혹 제기로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다. 새로운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면서 논쟁의 중심을 자신에게 가져오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는 동시에 정부·여당을 상대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방에서 한 의원의 존재감이 커지는 데는 민주당의 대응 방식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후보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한 의원이 자료를 공개할 때마다 최고위원과 법제사법위원장, 법사위원 등이 직접 반박에 나서고 있다.


전용기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자료가 한 의원에게 흘러간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고, 김동아 의원은 수사 비밀 누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수사 기록 유출 의혹이 있다면 법사위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한 의원을 향해 “아직 감을 잘 못 잡고 총기를 난사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구도는 한 의원에게 정치적으로 나쁘지 않다. 현재 한 의원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구도는 '한동훈 대 장동혁'이라는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다. 복당을 둘러싼 갈등이 부각될수록 한 의원은 당 밖에 있는 전직 대표라는 이미지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민주당과의 전선을 전면에 내세우면 상황은 달라진다. '당내에서 배제된 정치인'이 아니라 '당 밖에서도 정부·여당을 상대로 싸우는 야권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한 의원의 행보를 결국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본지에 “결국 이재명 대통령을 때리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며 “김승원 후보자가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카드라는 판단 아래, 이 대통령의 구상을 무산시키기 위해서라도 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데 자신이 최적임자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제대로 붙어서 싸울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점을 지지층에 보여주려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한 의원의 존재감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조사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자유응답)에서 한 의원은 9%로 1위에 올랐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7%, 오세훈 서울시장이 5%,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4%였다.


한 의원은 지난 4일 부산 구포시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해당 조사 결과와 관련해 “2028년 보수의 재건, 2030년 정권의 탈환을 한동훈이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김 후보자를 둘러싼 공세는 한 의원에게 단순한 장관 후보자 검증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복당을 직접 요구하기보다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고, 향후 보수 진영에서 자신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행보라는 것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윤호 기자

+기사 더보기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정치경제부 kyh81@ekn.kr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