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보안공단 출범 上] 공항공사 그늘 벗어난다…“서비스보다 보안 최우선”

박규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07 10:19

학계 “독립 조직 필수”…수익중심 운영 구조 비판
쪼개진 항공보안 하나로…성공 관건은 ‘업무 범위’
보안 전문성 확보 기대 속 여객 편의성 저하 우려도

2016년 항공 보안 경진대회 승객 보안 검색 현장. 사진=연합뉴스

▲2016년 항공 보안 경진대회 승객 보안 검색 현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공공 기관 기능 개혁 추진 방안'을 통해 가칭 '항공보안공단' 신설을 추진한다. 기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부서들과 관련 자회사들에 분산된 보안 인력을 국가 전담 기관으로 통합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인공 지능(AI) 기술 발달과 글로벌 복합 위기 상시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인프라 관리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관별로 분산된 유사·중복 보안 기능을 일원화해 테러 대응 역량을 결집하고, 고정 비용 및 중복 관리 비용 등 운영 비효율을 줄이겠다는 것이 출범 배경이다.


국내 항공 보안 체계는 민간 용역 시대를 거쳐 공항공사 자회사 정규직 체제로 전환돼 왔다. 그러나 현장 실무와 학계를 중심으로는 기존 공항 운영자(공항공사)·항공 운송 사업자(항공사) 주도 체제의 구조적 한계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 “수익·편의 중심 운영, 보안 소홀 유발"…실무자 출신 학자들의 진단


공항 운영자나 항공 운송 사업자 소속에서 독립된 전담 조직이 필요한 이유는 항공 보안 실무를 직접 경험한 전문가들의 선행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된다.



과거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보안 실무를 담당했던 소대섭 한서대학교 항공정책센터장(항공보안학과장·교수)과 유덕기 경운대학교 항공보안경호학부 교수는 각각의 학위 논문을 통해 수익 창출과 여객 편의를 중시하는 운영 주체의 구조적 한계를 실증 분석했다. 현장 요원들이 원칙적인 보안 통제보다 승객 불만 최소화와 대기 시간 단축 등 서비스 압박을 받으며 보안 소홀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소대섭 교수는 2006년 인하대학교 국제통상물류대학원 이학 석사 학위 논문(항공보안검색 직무향상을 위한 연구)에서 서비스 평가와 대기 시간 단축 요구가 보안 통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 조사를 수행했다.


소 교수는 논문에서 “보안 검색 업무 수행 시 상부로부터 보안 검색보다 신속한 검색이나 친절 서비스 등을 지시받은 경험이 91.4%로 조사됐다"며 “이러한 외부 압력으로 인해 보안 검색이 소홀해진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2.2%에 달해 신속성과 친절성 강요가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보안 실무 책임자로 근무한 유덕기 교수 역시 2023년 한국항공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학위 논문(항공보안 운영체계에 관한 경험과학적 연구)을 통해 자회사 전환 이후에도 유지되고 있는 종속적 업무 환경을 지적했다.



유 교수는 논문에서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됐으나 모회사인 공항공사와 자회사의 법적 관계는 과거 용역 시절의 도급·수급 관계에 머물러 있어 보안 현장의 자율성이 억제되고 있다"며 “운영 효율을 중시하는 공항 운영자 산하에서는 보안과 서비스가 상충할 때 독립적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우며, 책임 경영과 자율성 확보를 위해 공항운영자로부터 독립된 항공보안공단 신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 출신 김영천 한국보안인력개발원장은 2020년 한국항공보안학회지에 발표한 논문(항공정책 기반 미래 항공보안 전문조직에 관한 연구)을 통해 치안 관점의 전담 조직 신설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원장은 논문에서 “테러 범죄가 감행하기 쉬운 다중 이용 시설 등 소프트 타깃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상황에서 공항과 같은 국가 중요 시설의 경비·검색 등 핵심 분야를 공항 운영자의 보안 자회사에 맡겨둘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교통보안청(TSA) 사례를 참고해 국가 항공 보안 전문 조직인 '항공보안청'과 함께 전국 공항 보안을 총괄 관리하는 전담 조직 '한국항공보안공단'을 별도로 설립해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출범 앞둔 과제…업무 범위 설정과 기대 규모 진단


독립 기관 출범 방향은 설정됐으나 현장 안착을 위한 세부 과제 조율이 요구된다. 가장 큰 쟁점은 '업무 범위 설정'이다. 기존 공항 운영자의 '여객 보안', 항공사의 '화물 보안', 우정국의 '우편물 보안' 등 파편화된 영역을 신설 공단이 어디까지 통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항공 보안 전문가들은 “항공 보안 전담 조직 출범 시 업무 범위 설정을 비롯한 고려해야 할 과제들로 기존 공항 운영자와 항공 운송 사업자가 운영하던 시절과 대비해 항공 보안 전문성과 여객 서비스 측면에서 넓어지거나 좁혀지는 기대 규모와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직 통합으로 기대할 수 있는 점은 보안 전문성 확보다. 모회사의 서비스 관련 간섭에서 벗어나 보안 원칙 준수에 집중할 수 있고 전국 공항의 지휘 체계 일원화를 통해 위기 대응력을 향상할 수 있다.


여객 서비스 측면의 편의 축소 역시 우려된다. 엄격한 통제 기준 적용 시 출국 수속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여객 편의가 저하될 수 있다. 또한 공항 전체의 여객 흐름과 상업 시설 운영 효율을 중시하는 공항 운영자 측과 보안 원칙을 고수하는 신설 공단 간 업무 주도권 마찰 발생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기존 조직에서 분리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이후의 정부와 공항 종사자·이용 여객들 모두가 만족하고 업무가 성공하기 위한 과제들도 중요하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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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규빈 기자 입니다. 산업부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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