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석탄발전 거래량 9만8787GWh, 전년대비 17.7% 증가
원료 석탄 수입량도 급증, 6925만톤 수입 전년대비 18.7% 증가
지난해 탈석탄연맹 가입했지만, 중동 전쟁 터지며 현실은 정반대
IEA, 올해 전세계 석탄 소비 사상 최대 전망…“가스가격 급등 영향”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석탄으로 가동되는 태안화력발전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됨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재명 정부는 탈석탄연맹에 가입하며 탈석탄 정책을 본격화했으나, 예상치 못한 중동 전쟁에 직면하며 결국 석탄발전을 다시 풀가동하는 처지에 놓였다.
13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석탄발전 전력거래량은 9만8787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3900GWh보다 17.7% 증가했다. 지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2006GWh에 비해서도 7.4% 늘어난 수준이다. 또한 올해 1~7월 석탄 수입량은 6925만314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나 늘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탈석탄연맹에 가입하며 2040년까지 석탄발전 40기를 폐지하는 등 탈석탄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말 예상치 못한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동산 석유, 가스 수입이 대부분 중단됐고, 7개월째인 현재까지 상황이 이어지면서 석탄 사용량이 정반대로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최신 글로벌 에너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석탄 수요는 전년 대비 1.2% 증가해 총 89억40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당초 IEA는 각국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화 기조에 맞춰 올해 석탄 수요가 소폭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중동 전쟁과 이상 기후에 따른 전력 폭증 요인이 발생하면서 전망치를 전격 상향 조정했다.
▲2025~2027년 세계 지역별 석탄 소비량 변화 전망. 자료=국제에너지기구(IEA)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석탄의 주요 생산지나 소비지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 천연가스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LNG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협 봉쇄 우려로 수송 차질이 현실화하자 천연가스 국제 가격은 단기간에 급등세를 보였고, 이는 전 세계 에너지 시장 전반에 폭등을 유발하는 연쇄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동북아 LNG 현물가격은 전쟁 전 MMBtu당 10~11달러에서 현재는 24달러로 올랐으며, 유럽(TTF) 천연가스 가격은 전쟁 전 MWh당 30~31유로에서 현재는 80유로를 보이고 있다.
천연가스를 통한 발전 비용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르자, 주요국들은 전력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고 수급이 용이한 기저 전력원인 석탄 화력 발전으로 눈을 돌렸다. 특히 기존에 석탄 발전 여유 용량을 갖추고 있던 한국, 일본, 중국 및 일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석탄 발전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가스 공급의 높은 변동성과 가격 폭등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단기적 대체재이자 '에너지 안보용 보루'로 석탄을 전격 채택한 셈이다.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 외에도 아시아 지역을 강타한 강력한 엘니뇨 현상 등 기후 이상 역시 석탄 수요를 대폭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인도, 베트남 등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신흥국에서는 여름철 연일 계속되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인해 냉방용 전력 수요가 폭증했다.
문제는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이들 국가의 주요 전력원이었던 수력 발전량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수력 발전의 공백으로 심각한 전력 부족 사태에 직면한 신흥국들은 기저 전력을 메우고 대규모 정전(블랙아웃) 사태를 막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을 풀가동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신재생에너지의 불확실한 출력 한계가 드러나면서 석탄의 즉각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전력 수요 폭증과 가스 가격 상승이 맞아떨어지면서 석탄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및 유럽 주요국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IEA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석탄 수입량은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계절적 전력 수급 여건 변화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대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과 유럽연합(EU) 역시 가스 발전 비중을 줄이고 석탄으로의 연료 전환(Fuel Switching) 속도를 높이면서 글로벌 석탄 무역량이 급증하고 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과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석탄 수요 강세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동 분쟁에서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전 세계가 추진해 온 탄소중립 흐름과 탈석탄 기조에 예상치 못한 거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