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먼, 최첨단 AI 개발 속도 조절 가능성 언급
주요 AI 연구진도 잇따라 ‘감속론’ 제기
▲오픈AI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최첨단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오픈AI와 차세대 반도체를 비롯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나온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향후 양사 협력은 물론 AI 반도체 수요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열린 사내 회의에서 회사가 AI 개발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오픈AI가 단독으로 개발 속도를 늦추는 방안뿐 아니라 다른 주요 AI 기업들과 보조를 맞춰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AI 기업들은 이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이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번 논의는 최근 주요 AI 기업 내부에서 첨단 AI 시스템의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공개적으로 제기되면서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실제로 AI 기업 앤트로픽의 제이컵 콕슨 연구원은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AI가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회사를 떠났다.
콕슨은 올해 초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에 합류했다. AI 안전을 중시하는 앤트로픽의 기업 문화 때문에 이직했지만, 결국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AI의 위험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 콕슨의 설명이다.
이어 이날에는 최근 앤트로픽과 구글 딥마인드를 각각 떠난 연구자 2명도 AI 기술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AI 개발 기업들이 해당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지금보다 더욱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픈AI의 야쿠프 파초키 수석과학자도 최근 게시물에 글을 올려 AI 기술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면서 AI 기업들이 필요할 경우 향후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픈AI 역시 최근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일부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추거나 특정 내부 AI 훈련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사진=로이터/연합)
AI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픈AI가 삼성전자와 차세대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리슨 김 오픈AI 코리아 총괄은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가장 많은 진전을 이뤘고 가장 많은 인정을 받은 분야 가운데 하나가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칩의 공동 생산과 연구"라고 밝혔다.
다만 오픈AI 코리아 측은 김 대표의 발언이 삼성전자의 챗GPT 도입과 지난해 10월 체결한 의향서(LOI) 등 기존 협력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새롭게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오픈AI는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과 공동 설계한 첫 자체 AI칩 '할라피뇨'를 공개했다.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에서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추론용 반도체로, 생산은 대만 TSMC가 맡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오픈AI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한 의향서를 각각 체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더욱 빠르고 복잡한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해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협력을 오픈AI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오픈AI가 실제로 최첨단 AI 모델 개발 속도를 늦출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첨단 AI 모델을 개발·훈련하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AI 업계의 개발 속도 조절이 곧바로 데이터센터 투자나 반도체 수요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