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 3만8493가구 공실…“면적보다 ‘입주자 칸막이’가 문제”

장혜원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2 09:42

건설임대 장기 공실률 3.9%…행복주택은 9.4%로 가장 높아
최은영 “전체 공실률은 자연공실 수준…절대 숫자만 부각해선 안 돼”
LH, 모집 연 10회로 확대·공실정보 공개…입주 대상 전환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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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합뉴스

LH 건설임대주택 3만8000여가구가 6개월 넘게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공실의 절대적인 규모보다 청년·신혼부부 등으로 입주 대상을 세분화한 '칸막이 배분'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체 장기 공실률 3.9%는 임차인의 입주와 퇴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행복주택은 공실률이 9.4%에 달했다. 특정 계층에 배정한 물량이 실제 수요보다 많아도 다른 계층에 신속하게 공급하지 못하면서 공실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7240가구 가운데 3만8493가구가 6개월 이상 비어 있었다. 전체 관리 물량의 3.9%다.



임대유형별로는 행복주택의 장기 공실률이 가장 높았다. 행복주택은 전체 15만3280가구 가운데 1만4483가구가 6개월 이상 공실로 남아 공실률이 9.4%에 달했다. 건설임대주택 전체 평균의 2.4배다.


영구임대주택은 16만8756가구 가운데 7339가구가 비어 공실률 4.3%를 기록했다. 국민임대주택은 57만156가구 중 1만4385가구, 공공임대주택은 8만1146가구 중 2034가구가 공실이었다. 두 유형의 공실률은 각각 2.5%였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전체 장기 공실률 3.9% 자체를 심각한 위기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임차인이 퇴거한 뒤 주택을 정비하고 새로운 입주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자연공실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최 소장은 “LH가 관리하는 전체 임대주택 규모를 고려하면 5%에 못 미치는 공실률"이라며 “민간 임대주택에서도 임차인의 입주와 퇴거 사이에 이 정도 자연공실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에는 공실 외에도 다뤄야 할 중요한 문제가 많다"며 “국정감사 때마다 공실의 절대적인 숫자만 부각해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행복주택 공실률이 전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점은 별도의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최 소장은 행복주택 공실의 핵심 원인을 주택 면적보다 청년·신혼부부 등으로 지나치게 세분화된 공급체계에서 찾았다.



공실률 3.9%는 자연공실…행복주택 '입주자 칸막이'가 문제

최 소장은 “면적이 작아서 공실이 발생한다기보다 공급 대상을 너무 세분화한 것이 더 핵심적인 원인"이라며 “주택의 크기보다 지역에 어떤 계층의 수요가 있고, 남은 물량을 다른 대상에게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은 정책 목적에 따라 청년과 대학생, 신혼부부, 고령자, 주거급여 수급자 등으로 입주 대상과 배정 물량이 나뉜다. 특정 지역에서 신혼부부의 신청이 배정 물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남은 주택을 다른 계층에 곧바로 공급하기는 어렵다. 기존 공급 대상을 상대로 다시 모집하거나 입주자격을 완화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공공임대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 등으로 지나치게 잘게 나눈 것이 공실 문제의 핵심"이라며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수요보다 신혼부부에게 배정된 물량이 많아 서울에서도 남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노인, 아동이 있는 가구 등 누구나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입주 대상을 칸막이처럼 나눠 놓으면서 특정 계층의 물량은 남아도 수요가 있는 다른 계층에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공실의 원인을 초소형 면적으로 단순화하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6개월 이상 빈 건설임대주택 가운데 전용면적 30㎡ 미만은 1만8389가구로 47.8%를 차지했다. 30㎡ 이상 40㎡ 미만은 1만14가구로 26.0%였다. 두 구간을 합하면 전체 장기 공실의 73.8%가 40㎡ 미만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공실 주택 가운데 소형 주택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줄 뿐, 소형 주택이 다른 면적보다 더 자주 비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LH 건설임대주택 전체에서 40㎡ 미만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모로 놓고 면적별 공실률을 산출해야 면적과 공실의 연관성을 판단할 수 있다.


전체 행복주택 재고의 상당 부분이 40㎡ 미만이라면 공실 주택 중 소형 주택의 비중이 높은 것도 공급 구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전체 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공실 비중이 현저히 높다면 좁은 면적과 실제 주거 수요 사이의 불일치를 의심할 수 있다.


LH, 모집·정보공개 확대…미달 물량 신속 전환은 과제

LH도 공실을 줄이고 입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집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지난 4월 내놓은 개선안에 따르면 LH 공공임대 정기모집은 기존 연 7회에서 10회로 늘어난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모집하고 수도권은 매월 5일, 비수도권은 매월 15일을 정기 공고일로 운영한다.


공실 정보도 공개한다. 이달부터 LH 청약플러스에서 지역·단지·주택형별 공실 현황을 지도 형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등 지방공기업이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입주 신청자의 반복적인 서류 제출 부담도 줄인다. 한 차례 자격검증을 마치면 같은 임대유형과 자격 조건에 대해서는 1년 동안 검증 결과를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올해 3분기부터 도입한다.


대기자 선정 범위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단지 내 개별 면적과 주택형별로 대기자를 따로 관리해 신청한 주택형에서 공실이 발생해야 입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선호도가 비슷한 인근 단지와 유사 면적을 묶어 대기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27년 하반기에는 LH와 지방공기업별로 흩어진 모집 정보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다만 이번 개편은 모집 횟수를 늘리고 공실 정보를 공개하는 등 입주 희망자의 정보 접근성과 신청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계층에 배정된 물량이 미달됐을 때 수요가 있는 다른 계층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전환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최 소장은 “특정 계층에 배정한 주택이 비어 있다면 수요가 있는 다른 계층에 바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실 상태로 장기간 기다린 뒤 전환하기보다 모집 결과에 따라 입주 대상을 신속하게 풀어주는 것이 공실을 줄이는 핵심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LH 건설임대주택의 공실 문제는 빈집의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불가피한 자연공실과 입주자격·공급 대상의 경직성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공실을 구분하고, 지역별 실수요에 맞춰 물량을 탄력적으로 재배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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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장혜원 기자 입니다. 건설부동산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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