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현재 신분 무소속…“야당 의원 사찰” 주장 사실과 배치
용혜인, 민주당 위성정당 통해 두 차례 당선 후 기본소득당 복귀
野 성향 야당 아니고, 與 성향 야당인 아이러니…정치적 수사 간극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스스로를 “야당 국회의원"으로 규정하며 총리실의 사찰 의혹을 제기한 데 이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의원이 자신의 발탁을 “야당 현역 의원 지명"이라고 표현했다. 두 사례 모두 공식 기록상의 소속과 실제 발언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이러니한 것은 연일 저격수로서 야당 성향을 드러내는 한 의원이 야당이 아니고, 사실상 여당과 의견 대립이 없는 용 의원이 야당에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한 의원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총리실 소속 이병호 기획총괄과장이 자신의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질문한 사실관계를 한성숙 국무총리에게 따져 물었다. “총리실이 야당 국회의원을 사찰하느냐"는 취지였다. 한 총리는 상황을 파악한 뒤 문제가 확인되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한 의원의 현재 신분이다. 한 의원은 지난 6·3 보궐선거에서 부산 북구갑 무소속 후보로 당선됐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다른 정당에 입당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 공식 기록상 신분은 무소속이다.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정치적 행보를 한다고 해서 법적 신분까지 야당 의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무소속 의원'이나 넓은 의미의 '야권 인사'라는 표현은 가능하지만, 정당 소속을 전제로 한 '야당 소속 국회의원'은 다른 문제다.
용 의원을 둘러싼 논란도 비슷한 맥락이다. 용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두고 “야당 현역 의원을 장관으로 지명한 사례"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대통령이 야당 현역 의원을 내각에 기용한 여야 협치 사례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용 후보자의 당선 이력은 야당 후보로서의 당선과는 거리가 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21대 총선과 2024년 22대 총선 모두 기본소득당 자체 후보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정당 차원의 제명 절차를 거쳐 원 소속인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두 차례 반복했다. 그 결과 기본소득당은 원내 의석을 가진 정당이 됐고,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기준에서도 원내 정당 지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용 의원이 자신의 지명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DJP 연합'에 비유한 대목도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독자적인 세력으로 성장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해 장관을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 두 차례 모두 민주당 계열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뒤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한 경로를 거쳤다.
기본소득당은 조국혁신당·진보당과 마찬가지로 '범여권'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과거 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표결 시 여당에 표를 몰아줬다.
두 사례는 출발점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위치와 공식 신분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소속 정당보다 정치적 위치를 앞세운 표현이 흔히 쓰인다. 여당을 비판하면 야당, 정부와 대립하면 야권이라는 식이다.
현직 국회의원의 공식 신분은 정치적 수사로 바뀌지 않는다. 한동훈 의원은 무소속이고, 용혜인 후보자는 기본소득당 소속이다. 두 사람이 정부와의 관계를 설명하며 자신을 '야당 의원'의 위치에 놓을 수는 있다. 다만 이 표현을 공식적인 정당 관계나 당선 배경을 설명하는 말로 그대로 사용하면 사실관계와는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