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시장 ‘빅플레이어’ 전쟁에…중소업체 설 자리 “위태”

박서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7 07:43

중소업체 금융 부담 커지는데…캐피탈사 렌탈 확대 놓고 업계 ‘촉각’
롯데렌탈 TPG 매각·G카 AI 예약까지…렌터카 시장 경쟁 요소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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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의 주요 사업 영역. 사진=롯데렌탈

렌터카 시장에 '큰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롯데렌탈 등 대형 렌터카 업체의 자본 재편에 이어 캐피탈사의 렌탈사업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소 렌터카 업체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14일 중소 렌터카업체를 대상으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중소 렌터카 업계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로, 현재 현대캐피탈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중소 렌터카업체 700곳이 대상이다. 관련 금융 규모는 7400억원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들 업체의 자동차 할부 원금 상환을 6개월 유예하고, 유예기간 발생하는 이자의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금융지원뿐 아니라 중소업체의 영업 기반을 넓히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리스·렌터카 차량이 사고나 고장으로 대차가 필요한 경우 중소 렌터카업체의 차량을 우선 배정하고, 장기 렌터카 계약 종료 후 반납된 차량을 중소업체에 우선 양도하는 방식이다.



중소 렌터카업계가 별도 지원책이 나올 만큼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는 차량 확보·운영에 따른 금융 부담과 대형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이 꼽힌다. 최근 업계에서는 자금력을 갖춘 캐피탈사의 렌탈사업 확대 여부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간담회에서 캐피탈사의 렌탈 취급한도 완화 등 업무범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상 캐피탈사의 렌탈 자산은 본업인 리스 자산 규모를 넘을 수 없다.


렌터카 업계는 규제가 완화될 경우 자금력을 갖춘 금융사가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와 경쟁하는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14일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올해 7월 말 기준 여전사 등록 차량의 시장 점유율이 45.32%로 전업 렌터카업체의 43.08%를 이미 넘어섰다며 반발했다. 전체 사업자 1248곳 가운데 여전사는 18곳에 불과하지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장기 자동차 렌탈 시장에서 여전사와 중소 렌터카업체의 경쟁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2월 26일부터 8월 25일까지 조달청 나라장터의 자동차렌트서비스 계약을 분석한 결과 여전사 4곳이 40건, 26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24곳의 수주액은 21억원이었다. 렌터카 업계는 자금 공급과 렌탈 서비스를 동시에 수행하는 금융사가 시장에 등판할 경우 중소 사업자의 경쟁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대형 렌터카 업체를 둘러싼 자본 재편도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국내 1위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은 지난달 11일 미국계 사모펀드(PEF) TPG와 경영권 지분 61.2%를 1조310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 기업결합을 승인해 거래는 오는 10월 종결될 예정이다.


앞서 롯데렌탈 인수를 추진했던 어피니티는 올해 1월 공정위의 기업결합 금지로 인수가 무산됐다. SK렌터카를 보유한 어피니티가 롯데렌탈까지 인수하면 국내 렌터카 1·2위 사업자가 결합한다. 당시 공정위는 나머지 경쟁사업자 대부분이 영세 중소업체인 점 등을 고려해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두 회사의 단기 렌터카 시장 합산 점유율은 내륙 29.3%, 제주 21.3%다.


렌터카 시장의 경쟁은 차량과 자본을 넘어 플랫폼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롯데렌탈의 카셰어링 브랜드 G카는 이달 초 대화형 AI 예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와 시간, 차량 등의 조건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조건에 맞는 차량을 추천하고 예약을 돕는 방식이다. 차량을 찾고 예약하는 과정에 AI를 접목해 이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렌터카 시장의 경쟁 요소가 차량 보유 규모뿐 아니라 자금 조달과 차량 운영, 고객 접점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형 사업자와 중소 사업자 간 자본력 차이가 큰 상황에서 금융사의 렌탈시장 확대와 대형 업체의 자본 재편, 플랫폼 경쟁까지 맞물리면서 중소업체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렌터카업계 관계자는“렌터카는 차량을 많이 보유하는 것만으로 경쟁하는 시장에서 조달금리, 차량 운영 효율, 고객 확보 능력까지 경쟁해야 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자금력이 큰 사업자와 중소업체 간 격차가 커질 가능성은 있지만, 지역이나 특정 법인 고객군 등 중소업체가 틈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영역이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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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서현 기자 입니다. 산업부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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