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경파-온건파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두고 충돌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검사 면담 영상’ 증거 제한
온건파 “피해자 절규 외면” 반발… 해당 조문 삭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법안심사소위원회 개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두고 내홍에 빠졌다.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검사 면담 영상의 증거 활용을 두고 검찰개혁 강경파와 온건파가 부딪히면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16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심사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19세 미만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진술 내용과 조사 과정을 영상 녹화하도록 했다. 그러나 민주당 강경파가 주도한 개정안에는 증거 활용과 관련한 주체를 '사법경찰관에 한한다'는 취지의 조문이 추가돼 검사가 녹화를 해도 재판에서 증거자료로 쓸 수 없도록 제한했다.
개정된 형사소송법 245조에 따라 검사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사건 관계인을 면담하거나 자료를 받을 수 있지만 재판에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성폭력처벌법도 그에 맞춰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 온건파 김남희 의원이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검사의 영상 녹화물에 대한 증거능력 필요성을 제기하자, 강경파 김용민 의원은 “증거능력을 부여하게 되면 이게 수사가 된다"며 검찰 수사인력 배치를 우려했다. 그러자 김남희 의원은 “이게 무슨 수사냐"며 언성을 높였고, 김용민 의원은 “좀 끼어들지 말라"고 맞받았다. 결국 소위가 파행되면서 해당 개정안은 의결되지 않았다.
김남희 의원은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피해자의 절규를 외면하는 것이 검찰개혁의 정신이냐"며 한탄하기도 했다.
같은 당 온건파 이언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가 다 무슨 뿔 달린 악마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최근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는 원인에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 공권력 공백기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며 강경파의 전향된 자세를 촉구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본지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의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7.6%로 전주보다 19.3%p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강경파의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으로 인한 치안 불안감이 결국 핵심 우군이었던 20대 여성층마저 등을 돌리게 했다는 점을 이 의원이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개정안에 검사의 영상녹화가 증거에서 배제되는 내용을 삭제하고, 검찰과 경찰이 협력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긴 절충안을 의결했다.
김남희 의원은 법사위 회의 직후 페이스북에 “제가 문제 제기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조항은 삭제됐다"며 “검사가 피해자 면담을 하지 않도록 초동수사가 잘 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피해자가 좋은 경찰을 만나 수사를 잘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4.5%·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