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긴축 기조…미일 금리차 장기화 우려
BOJ 18일 금리 인상 유력…우에다 ‘매파 메시지’ 주목
시장 기대 못 미치면 엔/달러 환율 반등 가능성
시장 개입·엔캐리 청산 등은 변수
▲일본은행(사진=로이터/연합)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급등(엔화 약세)하자 18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긴축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경우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p) 높은 3.75~4.00%로 인상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통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중반까지 연준이 세 차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자 엔/달러 환율도 즉각 반응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FOMC 직후 달러당 155엔 수준에서 최고 156.42엔까지 치솟았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5엔을 단숨에 넘어섰다는 점에서 이달 들어 이어졌던 엔화 강세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실제로 엔/달러 환율은 이달 초 160엔에 육박했지만 일본은행이 긴축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한때 153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연준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신호를 내놓으면서 엔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미일 금리차가 상당 기간 큰 폭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후 같은 해 7월 기준금리를 0.25%로 올렸고 지난해 1월에는 0.5%, 12월에는 0.75%로 추가 인상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과 3월, 4월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지난 6월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1.0%로 올렸다. 지난 7월에는 다시 동결했지만 이달 17~18일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최근 10개월 동안 세 차례 금리를 올리게 되는 것으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긴축 속도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로이터통신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일본은행이 내년 3월과 2분기에 기준금리를 각각 1.5%, 1.75%까지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럼에도 엔/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한 것은 일본은행의 긴축 속도가 연준을 따라잡지 못해 미일 금리차가 상당 기간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일본은행의 이번 금리 인상 여부보다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긴축 속도와 폭에 대해 얼마나 매파적인 신호를 내놓을지에 쏠리고 있다.
ACCM의 글렌 인 리서치 디렉터는 “일본은 금리 인상과 함께 매파적인 메시지를 내놓아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일본은행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단기간에 엔/달러 환율이 160엔까지 치솟을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MBC닛코증권의 마루야마 린토 수석 금리 및 외환 전략가는 이번 회의 결과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엔/달러 환율의 다음 상승 목표를 158엔으로 제시했다. 이어 미국 금리가 일본보다 더 빠르게 상승할 경우 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선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엔화 약세가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엔/달러 환율이 다시 160엔선에 접근할 경우 일본과 미국의 외환시장 공동개입 가능성이 재차 부각될 수 있어서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 7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26일까지 한 달 동안 외환시장 개입에 사상 최대인 15조4000억엔(약 986억달러)을 투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후 강한 엔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약세에 다시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근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엔화를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했던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본 점도 엔화 매도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헤지펀드들은 이미 엔화 약세 베팅 규모를 크게 줄인 상태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지난 8일까지 한 주 동안 엔화 약세 베팅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