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8만8317호 신청·9만634호 심의 통과…약정은 4만8771호
착공 1만4195호 그쳐…신청·착공 물량 연도 달라 단순 전환율 비교는 한계
2024~2025년 약정 8만7302호 중 1만1755호 해지…토지 미확보·사업 포기 77.5%
부승찬 “목표 물량 늘리기보다 실제 착공·입주 연결하는 병목 해소해야”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해 신축매입임대 물량을 확대하고 있지만 사업 신청부터 심의, 매입약정, 착공에 이르는 과정 곳곳에서 상당한 물량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8만호가 넘는 사업 신청이 접수됐지만 연간 착공 실적은 1만4000여호에 그쳤고, 이미 매입약정을 체결한 뒤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해 약정이 해지된 물량도 최근 2년간 1만호를 넘어섰다.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 신축매입임대 사업 신청 물량은 28만8317호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심의를 통과한 물량은 9만634호였고 실제 매입약정을 체결한 물량은 4만8771호였다. 같은 해 착공 실적은 1만4195호, 준공 등에 따라 LH와 매매계약을 체결한 물량은 6969호였다.
다만 신청과 착공 실적을 직접적인 전환율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신축매입임대는 사업 신청 이후 심의와 약정 등을 거쳐 착공하는 구조여서 지난해 착공 실적에는 이전 연도에 신청하거나 약정을 체결한 사업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청 규모에 비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되는 착공 물량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신청 물량 28만8317호와 같은 해 착공 실적 1만4195호를 단순 비교하면 4.9% 수준이다.
올해도 7월 말까지 6만643호가 신청됐지만 심의 통과 물량은 1만9041호, 약정 체결은 7452호였다. 같은 기간 착공은 9643호, 매매계약은 3891호를 기록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축매입약정 해지 현황. 2024~2025년 약정 물량 가운데 올해 7월 말까지 총 1만1755호가 해지됐으며, 토지 미확보가 5563호, 사업자 포기가 3552호로 집계됐다. 자료=부승찬 의원실·LH
지난해 심의 탈락 15만5886호…73%가 입지·설계 문제
첫 번째 병목은 사업 심의 단계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심의에서 탈락한 물량은 15만5886호에 달했다. 주요 탈락 사유를 보면 입지여건 미흡이 6만854호로 가장 많았고 설계품질 미흡이 5만3018호로 뒤를 이었다.
두 사유를 합치면 11만3872호로 전체 심의 탈락 물량의 약 73.0%에 달한다. 이밖에 임대수요 부족 2만3834호, 매입가격 과다 2653호, 가격 및 토지 형태 등의 기타 사유가 1만5527호였다.
2024년에도 심의 탈락 물량 6만4419호 가운데 입지여건 미흡이 3만3458호, 설계품질 미흡이 1만6169호를 차지했다.
신청이 대규모로 들어오더라도 실제 임대 수요가 있는 입지를 확보하고 LH의 설계·가격 기준 등을 충족하는 사업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탈락하고 있는 것이다.
심의를 넘어 매입약정까지 체결한 사업도 모두 착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2024년과 지난해 LH가 체결한 신축매입임대 약정은 각각 3만8531호와 4만8771호로 총 8만7302호였다. 그러나 올해 7월 말 기준 이 가운데 1만1755호의 약정이 해지됐다. 전체 약정 물량의 약 13.5%에 해당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축매입임대 사업의 연도별 단계별 물량 및 심의 탈락 현황. 지난해 28만8317호가 신청됐지만 심의 통과 물량은 9만634호, 약정 체결은 4만8771호로 집계됐다. 같은 해 심의 탈락 물량은 15만5886호로, 입지여건 및 설계품질 미흡 등이 주요 사유로 나타났다. 자료=부승찬 의원실·LH
약정까지 했는데 1만1755호 무산…절반 가까이 '토지 미확보'
가장 큰 해지 사유는 토지 미확보였다. 2024년 약정 물량 중 3030호, 지난해 약정 물량 중 2533호 등 모두 5563호가 토지를 확보하지 못해 약정이 해지됐다. 전체 해지 물량의 47.3%다.
사업자가 스스로 사업을 포기한 물량도 3552호로 30.2%를 차지했다. 토지 미확보와 사업자 포기를 합치면 9115호로 전체 해지 물량의 77.5%에 달한다.
인허가 지연에 따른 해지는 681호, 착공 지연은 84호였다. 나머지는 약정 이후 매입 제외 사유가 발견되거나 소송이 발생하는 등의 사유였다.
신축매입임대는 민간사업자가 주택을 건설하면 LH가 사전에 매입약정을 맺은 뒤 준공된 주택을 사들여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공공이 직접 택지를 조성하고 주택을 짓는 방식보다 도심에서 비교적 빠르게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정부가 단기간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실제 공급 확대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지와 설계 등의 문제로 심의에서 탈락하는 사업이 많은 데다 심의를 거쳐 약정을 맺은 이후에도 토지 확보 실패와 사업 포기 등으로 공급 계획에서 이탈하는 물량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부 의원은 “사업 신청은 28만호 넘게 몰리는데 실제 착공은 연간 1만호대이고, 어렵게 약정해 놓고도 토지 미확보와 사업 포기로 물량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LH가 신축매입임대를 신속한 공급수단으로 강조하는 만큼 목표 물량을 늘리는 데 앞서 신청된 사업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연결하는 공급 병목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