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모하비’, 비좁은 전차길 이착륙·모의 전투 비행 성공
대한항공, 독자 기술 ‘AI 드론’ 22대 무결점 군집 타격 완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개발·양산 예정인 단거리 이착륙 무인기 '모하비 STOL' .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민국 방위산업과 항공우주를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한항공이 차세대 국방 무인기(드론) 실전 시연에서 나란히 '성공' 합격점을 받으며 미래 전장의 청사진을 구현했다.
1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방부 주관으로 경기 포천시 일대에서 열린 '2026 국방드론기술전'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한 '단거리 이착륙' 능력을, 대한항공은 수십 대의 편대를 스스로 지휘하는 'AI 군집비행 및 타격' 기술을 선보였다. 양사 모두 각기 다른 무인기 분야에서 시연 성공을 거두며 K-국방 무인 체계의 압도적인 기술력을 증명한 것이다.
◇ 100m 좁은 전차길 딛고 솟구쳤다…한화 '모하비' 극한 야전 운용 '성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글로벌 무인기 전문 기업인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A-ASI)'과 2025년부터 공동 개발에 나서는 단거리 이착륙(STOL) 무인기 '모하비(Mojave)'의 모의 전투 비행 시연을 성료했다. 이번 비행은 국내에서 진행된 두 번째다.
이번 시연의 핵심 관건은 반듯한 활주로가 없는 험지에서의 이착륙 성공 여부였다. 육군 제513항공대대 비행장을 박차고 오른 모하비는 폭이 좁고 거친 '전차 기동로'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해당 지점에서 다시 날아올라 예정된 경로에 맞춰 제513항공대대로 무사히 복귀하며 야전 운용 능력을 과시했다.
이 같은 시연 성공의 배경에는 압도적인 하드웨어 성능이 자리하고 있다. 1km 이상의 활주로를 요구하는 기존 동급 무인기와 달리 모하비는 고양력장치와 450마력급 터보 프롭 엔진을 탑재해 100~300m가량의 짧은 야지만 있으면 이착륙이 가능하다.
실제 이번 시연에서 이륙에 필요한 거리는 200m 미만, 착륙 거리는 100m대에 불과했다. 앞서 2024년 11월 해군 대형 수송함(독도함) 비행 갑판 전투 실험 당시 100m 미만의 질주만으로 이륙했던 저력을 이번 육상 험지 시연에서도 재현해 낸 것이다.
이러한 강점 덕분에 국토 대부분이 산악 지형이라 긴 활주로 확보가 제한적인 국내 작전 환경에서도 최적의 솔루션으로 꼽힌다. 미군 역시 전 세계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활동할 STOL형 무인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며 모하비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단거리 이착륙 성능과 더불어 임무 중량 능력 또한 압도적이다. 미군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반영해 설계된 모하비는 기체와 연료 무게를 제외하고 순수 임무 수행 장비만 최대 1톤(t)까지 실을 수 있다. 탑재 장비에 따라 지상 공격은 물론 △감시 정찰 △물자 수송 △통신 중계 등 전천후 임무를 수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시연 성공을 발판으로 모하비 개발 및 양산을 위한 연구·개발(R&D)과 생산 인프라를 국내에 구축한다. 양산 단계 진입 시 국내 생산 비중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1일 창원 1사업장에 국내 무인기 산업 관계자들을 초청해 '산·학·연 상호협력 협약식'을 열고 생태계 확장을 이끌 부품·소재 관련 국내 협력 업체를 대거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GA-ASI 및 국내 기업들과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모하비 개발과 양산을 이뤄내 글로벌 무인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 스스로 표적 찾고 22대가 벌떼 타격…대한항공 'AI 드론 군집 작전'
▲지난 16일 경기 포천 승진 훈련장에서 열린 '2026 국방 드론 기술전'에서 대한항공이 AI 드론 군집 비행·군집 타격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통제력의 정점인 '인공지능(AI) 기반 무인기 군집 비행·군집 타격'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기업 중 100%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AI 드론 기술을 들고나와 시연에 성공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은 총 22대 규모의 드론이 자율 군집 제어 기술을 통해 단 한 번의 충돌도 없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임무를 완수한 '벌떼 작전'을 선보였다. 선발대로 나선 정찰 드론 2대가 AI 기반 실시간 자동표적식별(ATR) 기술로 적의 위협을 탐지하고 표적 정찰 임무를 마쳤다. 이어 10대의 드론이 현란한 군집 고기동 비행으로 적의 방공망을 뚫고 교란·기만 임무를 수행했고 나머지 10대의 드론이 선발대가 식별한 표적을 향해 수직으로 강하하며 '군집 동시 정밀 타격'을 꽂아 넣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는 AI가 드론의 임무 상황을 실시간 파악해 직접 중계하는 방식의 'AI 브리핑'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대한항공이 자체 개발한 'AI 기반 종합 모니터링' 솔루션을 통해 사전에 짜인 대본의 음성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현황을 분석해 “위치 확인. 표적 식별 단계로 전환한다", “정밀 타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생생하게 음성 브리핑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무인기 상태와 기상 정보를 즉각 수집하는 등 현장에 최적화된 맞춤형 실용성을 입증했다.
이날 무결점 시연 성공을 이끈 자율 군집 제어·군집 동시 타격·AI 종합 모니터링 기술은 모두 대한항공이 독자적으로 고안한 '통합 전장 관리 시스템' 아래서 운용됐다.
과거에는 사람 1명이 드론 1대를 통제해야 했으나, 이번 시연 성공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해 단 1명이 다수의 무인기를 동시에 지휘할 수 있는 통제 역량을 증명했다. 이는 향후 인구 감소에 따른 우리 군의 병력 운용 효율화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무인기 개발·비행 제어 기술에 AI를 접목해 드론이 자율적으로 임무를 마친 사례"라며 “당사가 독자 개발한 기술로 우리나라 드론 기술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국내 드론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