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유가 걱정 말라” 했지만…국제 경유價 200달러 재돌파

윤병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17 15:37

싱가포르 도매가격 휘발유 145달러, 경유 200달러
유류세 더하면 최고가 넘는 휘발유 1871원, 경유 2105원 수준
석유 생산·수출 1위 미국도 경유 가격 2300원 기록, 역대 최고
최고가격 인상 요인 발생했지만, 대통령 발언에 오히려 동결 가능성
정책으로 가격 누르면 과소비 유발, 세금 형평성 문제 커질 수 있어

주유소 기름값 17주째 하락

▲13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 모습. 사진=연합

국내 정유업계 판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도매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경유 도매가가 5개월 만에 배럴당 200달러를 재돌파했다. 여기에 유류세를 더한 정유사의 판매원가는 리터당 2105원에 달해 정부가 설정한 최고가격(1773원)을 훌쩍 넘어섰다. 세계 최대 석유 생산·수출국인 미국에서도 경유 가격이 갤런당 6.3달러(리터당 약 2305원)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 여러분,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됩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예정된 10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기름값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면 석유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세금 지원이 운전자에게만 집중되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차량 부제 재도입 등 수요 억제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6일 기준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은 배럴당 휘발유(옥탄가 92RON) 145.22달러, 경유 200.72달러, 등유 188.15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휘발유는 4.07달러, 경유는 6.5달러, 등유는 7.64달러 상승한 수치다. 특히 경유 가격이 2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13일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싱가포르 도매가격을 리터(L)당 원화로 환산하면 휘발유 1236.13원, 경유 1708.56원, 등유 1601.56원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이 가격을 기준으로 아시아 시장에 수출하며, 여기에 국내 유류세(휘발유 634.5원, 경유 396.21원, 등유 72.45원)를 더하면 대략적인 정유업계 판매원가를 산출할 수 있다. 이를 적용한 추정 원가는 휘발유 1870.63원, 경유 2104.77원, 등유 1674.01원이다. 이는 현재 정부 최고가격(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정유사의 판매원가가 정부 지정 최고가를 넘어선 상황이다.


글로벌 석유 시장의 가격 급등세도 심각하다. 미국과 이란 간 중동 전쟁 장기화, 호르무즈 해협 및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위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공장 폭격 등이 겹치면서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석유 생산·수출국인 미국의 주유소 판매가격 역시 갤런당 휘발유 4.37달러, 경유 6.31달러로 경유는 역대 최고치를 고쳐 썼다. 환산 시 리터당 휘발유는 1595.3원, 경유는 2305.2원 수준이다.



정부는 오는 22일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조정할 예정이다. 국제 가격 인상 폭을 고려하면 최고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X(구 트위터)에 “국민 여러분 걱정 마십시오. 정제유 가격은 계속 안정됩니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유가 폭등에 따른 이익이 크고,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 주므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어 당국이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공존한다.


그러나 국내 가격을 국제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동결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 소비자가 기름값을 저렴하게 인지해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가을철은 야외 활동 증가로 기름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다. 아울러 정유사 원가와 최고가격 간 격차가 벌어질수록 정부의 손실보전액이 커져 세금 집행의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제는 수요 억제 정책이 동반되어야 효과를 발휘한다"며 “차량 2부제나 5부제 등 운행 제한 정책 재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0차 최고가격 동결 및 유류세 인하 연장 방침 관련 보도에 대해 “10차 최고가격은 18일 오후 6시 발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과 연장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윤병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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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기후에너지부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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