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국감 2026] 외통위, 호르무즈·우크라·한중관계·대북전략 ‘송곳 검증’

신교근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9.25 10:00

10월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예상 현안
호르무즈 수수료 대책·우크라 재건 수주 대응책
한중회담 후속조치 미흡·北 두국가론 대응 점검

외통위,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 의결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석준 외통위원장이 2026년도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오는 10월 '2026년도 국정감사'를 통해 외교부와 통일부를 상대로 주요 외교·안보 현안을 종합 점검한다. 중동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우리 선박의 안전 확보 문제부터 한중정상회담 이후 지연되는 후속 과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남북 대화가 끊긴 한반도 평화 전략까지 주요 안건이 다뤄질 전망이다.


25일 국회입법조사처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번 국감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실질적인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어떻게 지켜내고 있는지 다각도로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예정이다.



◇호르무즈 '서비스료' 현실화… 정부 대안·법적 대응 '도마 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우리나라 원유 수송선의 주요 이동로인 이란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전이 국감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이 도입하는 원유의 상당수가 통과하는 핵심 바닷길이어서 통행 차단 시 국내 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이란은 지난 3월 '호르무즈 해협 관리 계획'을 승인한 데 이어 6월 서비스료 부과 계획을 공식화했다. 미·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와 이란 측의 해협 재봉쇄 선언으로 해상보험료와 전쟁위험 할증료, 서비스료가 중첩되면서 사실상 통행료 형태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란의 이러한 조치가 새로운 재정 수입원으로 제도화될 경우 국제 유가와 수송비 상승을 구조적으로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자유 항행 원칙을 위협하는 이란의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걸프협력회의(GCC)는 어떠한 통행료나 수수료 부과 시도도 거부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유럽연합(EU)은 제재안을 내놓으며 맞섰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38개국과 함께 민간 선박 보호와 기뢰 제거 등을 위한 다국적 군사작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국제규범에 따른 자유로운 항행 보장이라는 기본 입장만 되풀이할 뿐, 이란의 서비스료 부과에 대해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선박당 수백만 달러의 운항비 증가가 우려되는 만큼 유엔(UN) 및 국제해사기구(IMO), 주요 해양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서비스료 부과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란의 서비스료 부과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안 마련과 국제법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유럽의 경우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지를 받아 항행안전 서비스에 대한 '자발적 분담 모델'을 검토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 반면, 우리 정부는 '항행의 자유' 원칙만 내세울 뿐 서비스료 부과에 대한 명확한 찬반 입장이나 구체적인 통항 비용 대안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에서는 이란의 서비스료 부과가 국제법상 적법한지 여부에 대한 정부의 법적 판단과 함께, 현실적인 비용 부담을 줄일 대안적 외교 전략이 집중 점검될 예정이다.




◇700조 우크라 재건 시장… 韓 지원·집행률 저조로 수주 열세 우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 신시장 확보의 기회로 평가받는 가운데, 한국이 '원팀코리아'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6대 선도 프로젝트가 국정감사의 주요 검증 대상으로 떠올랐다.


세계은행과 EU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 수요 추산액은 2022년 3490억 달러(약 471조원)에서 2025년 기준 5240억 달러(약 707조원)까지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키이우 교통 마스터플랜, 보리스필 공항 현대화 등 6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원 금액이 큰 국가에 사업 우선권이 부여되는 만큼 사업 기회 측면에서 열위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의 우크라이나 할당 지원 금액과 실제 집행률은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022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에 할당된 6억5000만 유로(약 1조452억원) 중 실제 집행 예산은 1억 유로(약 1545억원)로 집행률은 15.4%에 불과하다. 반면 일본은 할당액 121억5000만 유로(약 18조원) 중 99억 유로(약 15조원)를 집행해 81.5%의 집행률을 기록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 지원 금액이 일본의 5% 수준에 그친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지원과 재건 사업 참여를 연계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광물협정 연계 상업 투자로 전환했고, EU는 900억 유로(약 140조원)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과 재건 펀드를 운영 중이다. 특히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미국이 신설한 '우크라이나 우선 요구 목록(PURL)'에는 비(非)나토 국가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24개국이 참여해 재건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외통위는 이번 국감에서 한국이 인도적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수주 성과를 끌어낼 종합 전략을 마련했는지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비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PURL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방산 수출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과 동시에 러시아와의 외교적 갈등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이에 외교부가 국익 확보와 외교적 리스크 사이에서 명확한 대응책을 세웠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 두번… 후속 조치는 '제자리걸음'


외교부 소관 주요 현안 점검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차례에 걸친 한·중 정상회담 이후 지연되고 있는 후속 조치 이행 실태 역시 이번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계기 정상회담과 지난 1월 베이징·상하이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의 '전면 복원'이 선언됐고, 통화스왑 연장과 20건의 양해각서(MOU) 체결 등 실질적 성과 창출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해 구조물 관리시설 이동과 미술관·박물관 간 교류, 합작 오페라 공연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점진적인 성과가 가시화됐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 구축 및 외교·안보 전략대화 채널 활성화 등 핵심 정치·안보 현안에서는 실질적인 결실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정상회담 당시 정부가 제안한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 건설, 원산 갈마 평화관광, 대북 보건의료 협력,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등 '4대 남북·국제 협력사업' 구상에 대해 중국 측에 협력과 중재를 요청했으나, 여전히 구체적인 실무 이행 단계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외교·국방 분야의 소통 채널 역시 정상 차원의 정례화 합의에도 연례적·제도적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4년 6월 차관급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이후 후속 회의가 열리지 않은 데 이어 올해 2월 국방정책실무회의 개최 등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위급 소통 채널의 정례화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외교 당국 간에도 장기간 국장급 협의가 지연되다 최근에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이 이뤄지는 등 소통의 연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경제 및 투자 유치 분야에서도 실무적 성과 도출이 지연되면서 이번 국감에서는 정상 간 합의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는 원인을 살피고, 외교부의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적대적 두국가' 고착화… 통일부 '선제적 유화책' 한계


외교부에 이어 통일부 소관 안건으로는 미·중 전략경쟁과 지정학적 충돌이 심화된 글로벌 복합위기 속 정부의 대북 전략과 관리 실태가 국정감사의 마지막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최근 북한은 북·러, 북·중 간 전략적 관계를 복원하고, 헌법에서 통일 조항을 삭제하고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으로 명시하며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공식화했다.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중단 요청,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민간 무인기 침투 유감 표명 등 선제적 조치를 통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낮추고자 했다. 통일부 역시 남북회담본부 복원과 도라산역-비무장지대(DMZ) 열차 운행 재개 등 대화·교류 재개 조치를 추진했고, 북한도 김여정 담화로 유감 표명에 호응하는 등 단기적인 긴장 완화 효과는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 적대 정책이 구조화되면서 정부 대북 전략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북한은 제9차 당대회에서 대화 여지를 차단하고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방벽과 지뢰를 설치하며 물리적 단절을 가속화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적대적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관계 개선 가능성을 남겨 북한의 행보가 대미 협상을 염두에 둔 근본적 전략 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외통위는 정부의 선제적 유화 조치가 오히려 정책적 입지를 협소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북한이 통일 포기와 적대적 국가화를 공식화한 상황에서 기존의 선제적 조치만으로 실질적인 대화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통일부의 근본적인 대책과 대북 정책 전략 수정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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