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금융지주 CEO 인선 작업 본격화
4대 금융지주, 은행장 4명 포함
주요 계열사 CEO 대거 임기 만료
KB 회장 연임 불발
‘변화 기조’ 확산 가능성↑
당국, 자회사 CEO 승계 절차
투명성·객관성 재강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금융지주 회장을 소집해 금융사 자회사 CEO 선임과정의 공정·투명성을 재차 강조하며 선임 절차 개시 전 미흡한 점을 조속히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금융권 CEO 인사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4대 금융지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불발과 금융당국의 승계 절차 개선 요구가 잇따르면서 연임 여부를 앞둔 CEO들은 이번 추석 연휴에도 거취를 둘러싼 긴장감 속에 좌불안석인 연휴를 보낼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오는 12월 일제히 끝나면서 이번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연말 금융권 인사의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연말 금융권 인사를 앞두고 주요 CEO들이 거취를 고민하는 시기와 맞물렸다. 당장 인사 절차가 시작되는 시점은 아니지만 연휴 이후 금융지주별로 자회사 CEO 인선과 관련한 내부 검토가 본격화될 수 있는 만큼 현직 CEO들로서는 편하게만 보낼 수 없는 연휴가 됐다. 연휴가 끝나면 10월부터 연말 인선을 위한 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어 CEO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연임 여부에 쏠릴 전망이다.
◇ 일제히 임기 만료되는 4대 은행장, 연임 변수 커져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인 은행에서는 4대 은행장 모두 임기가 만료된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끝난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 정 행장은 한 차례 연임해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며 나머지 3명은 지난해 취임해 첫 2년 임기를 마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은행 실적이 양호한 만큼 현직 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 11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현직인 양 회장의 연임 대신 내부 인사인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왼쪽부터)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KB금융 회추위는 양 회장이 재임 기간 실적과 주주환원 등에서 성과를 냈음에도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차기 회장 선임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현직 회장의 연임이 불발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연말 계열사 CEO 인사에서도 기존 예상과 다른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승계 절차 개선 요구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 절차와 관련해 CEO 자격 요건이 구체적이지 않고 후보 압축 단계에서 충분한 검증 기간을 두지 않는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CEO 승계 과정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강조하면서 연말 인사를 앞둔 금융지주들의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은 3연임 여부가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다. 2023년 취임해 한 차례 연임한 정 행장은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경쟁에서 앞서는 등 실적 측면에서도 연임 여부를 둘러싼 관심이 높다. 하나은행 이호성 행장과 우리은행 정진완 행장도 첫 임기를 마치면서 연임 여부를 결정받는다.
다만 KB금융 회장 인선에서 나타난 변화와 세대교체 기조가 다른 금융지주의 연말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변수다. 실적과 경영 연속성을 중심으로 연임을 예상했던 기존 구도에 그룹별 경영전략과 인사 방향이라는 변수가 추가된 셈이다.
◇ 비은행 CEO도 줄줄이 임기 만료…인사 폭 커지나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이번 연말 인사는 은행장 4명의 거취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주요 계열사 CEO는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등 모두 47명에 달한다.
KB금융에서는 이홍구 KB증권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회장 교체와 맞물려 계열사 CEO 인사 폭이 기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한금융에서는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과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등이, 하나금융지주에서는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와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에서도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CEO들의 거취가 연말 인사에서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4대 금융그룹의 계열사 CEO 인사가 대규모로 예정된 만큼 이번 인사의 관심은 개별 CEO의 연임 여부와 함께 금융그룹의 차기 경영진 구성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맞춰지고 있다. 특히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CEO 인사에서 실적과 경영 연속성뿐 아니라 세대교체, 내부통제, 승계 절차의 투명성 등이 어떤 비중으로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단순히 실적이 좋았느냐만으로 연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며 “KB금융 회장 인사를 계기로 금융그룹마다 연말 인사에서 변화의 폭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