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 40%·토크 75% 향상…286마력으로 더 경쾌하게
공인 전비는 4.9㎞/㎾h인데…136㎞ 달려보니 6.9/㎾h
432만원 국고 보조금 확보…실구매 4천만원대 중후반
▲폭스바겐 'ID.4' 의 전면부. 사진=박서현 기자
▲폭스바겐 'ID.4' 의 측면부. 사진=박서현 기자
7000대가 넘게 팔렸다. 폭스바겐의 전동화 핵심 모델, 'ID.4' 얘기다. 첫인상부터 화려한 차는 아니다. SUV답게 두툼한 팬더와 짧은 앞뒤 오버행이 안정적인 비례를 만들고, 전기차답게 큼직한 공기흡입구 대신 매끈하게 다듬은 전면부가 어우러진다. 낯설기보다 익숙한 전기 SUV의 얼굴이다. 전반적인 주행감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 SUV에 기본기라는 게 있다면 ID.4는 그걸 착실하게 다졌다. 전비 좋고, 잘 달리고, 든든하다. 뻔한 칭찬 같지만 막상 타보면 알게 된다. 기본을 잘 하는 차는 그 어떤 화려한 기술보다 오래가는 만족을 준다.
지난 10일 열린 폭스바겐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ID.4와 함께 서울 광화문과 가평 양떼목장을 왕복했다. 총 주행거리는 136㎞, 운전 시간은 약 3시간 30분. 주행 모드를 여러 차례 바꾸고 정체 구간도 지났지만 최종 전비는 6.9㎞/㎾h, 공인 복합전비인 4.9㎞/㎾h를 가볍게 웃돌았다.
운전석에 앉아 전면을 바라보면 '시야가 참 시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시보드가 수평으로 길게 뻗어 있어 전방 도로와 계기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큼지막한 스티어링휠은 손에 안정적으로 잡힌다. 중앙의 12.9인치 디스플레이 역시 운전석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어 주행중 보기 편하다. 화면 아래에는 비상등 물리 버튼과 공조·음량 터치식 조작부를 배치했다. 간결한 구성 안에서도 운전에 필요한 조작부를 알차게 담아냈다.
▲폭스바겐 'ID.4' 의 1열. 사진=박서현 기자
기본기의 충실함은 복잡한 광화문 시내를 빠져나오면서부터 느껴졌다. 감속과 가속, 정차와 재출발을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전기차 특유의 강한 회생제동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ID.4의 B 모드는 회생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차를 완전히 멈추는 원페달 방식은 아니다. 감속이 예상보다 부드러워 회생제동이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했을 정도다.
D 모드로 바꾸자 감각은 한층 익숙해졌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곧바로 감속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관성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 내연기관차를 타던 운전자라면 한결 편하게 느낄만한 움직임이다. B와 D를 오갈 때도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손을 뻗을 필요 없이, 스티어링휠 뒤 컬럼식 셀렉터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
시내 주행감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건 와인딩 구간에서의 든든한 안정감이다. 목적지에 다다를쯤 90도에 가까운 코너와 오르막·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을 15분가량 달렸다. 브레이크에 거의 발을 얹지 않은 채 가속 페달만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50~70㎞로 연달아 코너를 도는데도, 차체가 불안하게 흔들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ID.4는 앞쪽에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맥퍼슨 스트럿, 뒤쪽에는 여러 연결대로 바퀴 움직임을 세밀하게 잡는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쓴다. 앞은 간결하게 지지하고 뒤는 노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구성이다. 차체가 코너 바깥으로 크게 쏠리지 않고, 노면을 단단하게 붙들며 달린다고 느낀 이유다.
여기에 스포츠 모드의 민첩성은 와인딩의 재미를 더했다.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자 가속과 조향 반응이 한층 빨라졌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차 앞머리가 코너 안쪽을 재빠르게 파고들었고, 코너를 빠져나올 때 가속 페달을 밟자 힘을 모으는 기색 없이 곧바로 치고 나갔다. 2025년형 ID.4는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55.6㎏·m를 발휘한다. 기존 모델보다 출력은 40%, 토크는 75% 높아졌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페달을 밟는 즉시 힘이 따라붙으니, 높아진 성능이 몸으로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고속도로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IQ.드라이브'가 장거리 주행의 피로도를 덜어줬다. 운전자의 조작을 민감하게 인식해 스티어링휠에 한쪽 손가락을 살짝 얹는 정도로 주행 보조 기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휠에서 완전히 손을 떼자 12초 뒤 경고음과 함께 붉은 조명, 계기판 안내가 이어지며 주의를 요구했다.
차선 중앙을 안정적으로 따라가는 동안, 앞차와의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했다. 앞차가 속도를 줄이면 서서히 감속하고, 다시 속도를 높이면 부드럽게 따라붙었다. 차간거리를 맞추는 과정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거나 갑자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움직임이 없어 편안했다.
주행의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필요한 곳에는 편리함을 더했다. 주행 중 “안녕, 이다"라고 부르면 보이스 어시스턴트 'IDA'가 곧바로 응답한다. 에어컨과 라디오·미디어는 물론 앰비언트 라이트와 주행 모드까지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어, 화면 메뉴를 일일이 찾아 누를 필요가 없다.
기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내비게이션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선으로 간단하게 연결할 수 있다. 첨단 기능을 과시하기보다 운전자가 자주 쓰는 기능을 편리하게 다듬은 점이 실용적이다.
ID.4의 트림별 공식 가격은 ID.4 프로 라이트가 5,299만원, 시승차량인 ID.4 프로가 6,040만7,000원이다. 여기에 보조금을 적용하면 ID.4 프로 라이트는 4,000만원대 중후반부터 구매 가능하다. 동급 수입 승용차 중 최대 수준인 국고 보조금 432만원에 서울 기준 지자체 보조금 129만원, 전기차 전환지원금까지 더한 금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