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再)제청 거부로 靑과 충돌…10월 6일 국감 증인 채택
2023년엔 여야 폭넓은 동의…달라진 위상에 정치권 촉각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법사위 대법원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됐다. 대법관 후보 재제청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조 대법원장이 국감장에서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정치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再)제청 요구를 거부하며 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한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되면서다. 2023년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여야의 폭넓은 동의를 받았던 인물이 3년 만에 정치권 공방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을 오는 6일 열리는 대법원 국정감사 일반증인으로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조 대법원장이 거부한 경위 등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야당도 인정한 '무난한 검증'…3년 뒤 시선 한몸에
조 대법원장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3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당시 조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심사경과보고서는 여야 합의로 채택됐다. 본회의에서도 임명동의안은 출석 의원 292명 가운데 찬성 264명, 반대 18명, 기권 10명으로 가결됐다.
특히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에서도 조 후보자의 개인 신상과 관련한 특별한 문제 제기는 많지 않았다. 진성준 당시 민주당 청문특위 야당 간사는 본회의 심사경과보고에서 “고위공직 후보자에게 흔히 보이는 개인 신상 관련 도덕성 등의 문제 제기가 거의 없었다"며 대법원장으로서 직무를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조 대법원장은 정치권의 첨예한 공방보다는 사법부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는 법관 출신 인사로 인식됐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
갈등의 중심에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가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했지만,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청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2일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시되지 않았다며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인식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판단 과정과 재제청 거부 경위를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와 과거 행적 등을 문제 삼으며 탄핵론까지 띄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최근 채널A 유튜브에 나와 “불법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장 지시로 긴급비상대책회의를 했다는 것, 이재명 대선 후보 파기환송 과정에서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대선에 끼어든 모습, 대법관을 200일 넘게 공석으로 만들어 놓은 것 등이 엄청난 헌법 위반이고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탄핵 사유가 충분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을 일반증인으로 불러 세우는 것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28일 출근길에 재제청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증인으로 채택됐다고 해서 실제 출석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조 대법원장이 직접 출석 여부를 밝히지 않은 만큼 오는 6일 증인석에 앉을지는 아직 변수로 남아 있다.
“존재감만 키워 줄라" 우려도
여권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공세가 반드시 여권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입법부가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정권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존재감만 키워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에 “조 대법원장의 출석 자체가 보수·중도층에는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국감에서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거부 근거 등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면, 이재명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대로 조 대법원장이 답변 과정에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정부·여당에 오히려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재제청 거부의 법적 근거와 그에 따른 대법원의 판단 과정이 핵심 쟁점인 만큼, 조 대법원장의 설명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3년 여야의 폭넓은 동의를 받으며 대법원장에 오른 조 대법원장이 3년 만에 정부와 사법부의 권한 충돌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조 대법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