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장 후보자 지명 후 3주 넘게 미적미적
野 “추미애 허락받는다고 이렇게 늦어지나”
여기서 물러서는 건 곤란…임명 수순 밟을 듯
▲1일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 후 3주 넘게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서를 보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범죄수사청이 조직의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2일 출범한다. 이른바 개문발차다.
임명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여권 강경파 반대 속에서 장고를 거듭하면서다. 연이은 개각 인사 낙마로 정치적 부담이 커진 이 대통령이 강경파 반발이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에 중수청장을 임명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李 “김지용이 친윤 검사? 허위 주장"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에 관한 글을 연달아 올렸다. 여권 내 강경파와 강성 지지층의 김 후보자 반대 기류에 정면돌파를 시도한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는 한 네티즌의 글을 공유하며 “검사 출신이라고 다 버리자면 박은정(조국혁신당) 의원도, 임은정 검사장도 이성윤(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다 검사 출신인데 그분들은 어찌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중수청이 제 기능을 못하면 나라의 질서와 국민의 안전이 어찌 되겠나. 검찰개혁의 목표가 검찰에 대한 복수를 하자거나 검찰을 망가뜨리자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중요 수사기구 책임자에 수사전문가인 전직 검사를 검사 출신이라는 이유로 쓰지 말라고 하면 이것은 중수청을 망치자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가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해 친윤 검사라는 등의 반대 주장이 있어 장시간 추가 검증을 한 결과 대체로 사실이 아니거나 심지어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으로 판명됐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자 추천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고 독립적인 추천위원회가 4명의 후보를 추천한 뒤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 후보자를 제청했다"며 “협의 과정에서는 추천된 4인 중 김지용 후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부 문제점이 있더라도 법에 의한 추천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김 후보자를 배제하면 남은 3인의 피추천자 중 누군가로 교체해야 하는데 재제청을 할 사유인지, 남은 3인의 후보가 김 후보자를 대체할 만한지는 여전히 고민과 판단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국힘 “행안위원장 김어준, 간사는 추미애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에 추미애 경기지사는 같은 달 12일 “왜 이들(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검찰개혁 강경파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조국혁신당은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 대통령이 여권 내 강경파 반대 등으로 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3주 넘게 국회로 보내지 않자, 야당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 대통령이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수표동 중수청 앞에서 열린 현장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당내 반발 눈치 보느라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안조차 보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보다 지지층의 심기가 더 중요하느냐"며 “새로운 인물을 찾아서 임명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명구 의원도 “도대체 인사청문회를 국회 행안위가 하는 건가, 민주당 강경파가 하는 건가. 야당 행안위 간사가 강명구인가, 추미애인가. 행안위원장이 김어준이냐"며 “김어준과 추미애 허락받는다고 이렇게 늦어지는 건가. 이것은 대통령께서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중수청장 임명 너무 늦출 수 없을 것"
정치권에서는 법무부 장관·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 이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사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느낀 이 대통령이 결국 김 후보자 임명 강행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이 여기서 물러나면 인사가 엉망이 돼버린다"며 “이번에 중수청장은 임명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