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이 점검 예고한 치킨값…원가 뜯어보니 닭값은 30% 불과

송민규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01 18:16

육계 시세 반년새 37.7% 하락…온전히 반영해도 마리당 2000원 안팎 수준

올 봄 생산업체 공급가 5~10% 인상했지만…치킨 3사 판매가 2년 반째 동결

치킨업계 “오를 땐 본사가 다 끌어안았다"…포장 수수료·최저임금도 부담

후라이드 치킨. AI생성이미지.

▲후라이드 치킨. AI생성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이 닭값 하락에도 치킨값이 그대로라는 보도를 공유하고 점검을 예고했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3사는 조류인플루엔자로 닭값이 치솟았던 올 봄에도 판매가를 올리지 않고 원가 상승분을 본사가 떠안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3사 치킨 판매가는 2024년 5월 이후 약 2년 반째 그대로다. 치킨 한 마리 값에서 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판매가의 30% 수준으로, 시세 하락분을 고스란히 반영해도 인하 폭은 2000원 안팎 수준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치킨용 육계 시세가 반년 새 37.7% 내렸는데도 주요 치킨 브랜드 대표 메뉴 가격은 2만3000원에 머물러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고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한번 점검해 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용 9~10호 육계 시세는 지난 3월 1㎏당 5308원에서 지난달 15일 3308원으로 내렸다. 하락 폭을 잰 기준점인 3월 시세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봄까지 이어지면서 1년 전보다 30%가량 치솟은 수준이었다. 반면 지난달 15일 3308원은 지난해 같은 시점(3769원)보다 12%가량 낮은 수준이다.



사진=이재명 대통령 SNS.

▲사진=이재명 대통령 SNS.

이 시기 하림·마니커·올품 등 닭고기 생산업체들은 프랜차이즈 공급가를 5~10% 올렸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3사는 인상분을 가맹점 공급가와 소비자가격에 넘기지 않았다. 한 업체는 지난 4월 본사 부담을 내걸고 판매가와 가맹점 공급가 동결을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한창 오를 때 본사가 가맹점 공급가에도 소비자가격에도 반영하지 않고 다 끌어안았다"며 “가맹점주들은 예전부터 가격을 올려 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본사가 다독이면서 이익을 깎고 버텨왔다"고 말했다.



3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50.6% 줄었는데, 조류인플루엔자 장기화에 따른 원가 상승과 가맹점 튀김유 지원 30억원을 원인으로 꼽았다. 2분기에는 원·부자재 원가와 운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15.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2만3000원 치킨 한 마리, 염지닭 공급가는 6700원


지난 3월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가맹점주 게시판에 공개한 원가 분석에 따르면 2만3000원짜리 후라이드 한 마리에 들어가는 닭은 가맹본부가 도계와 절단, 염지까지 마쳐 공급하는 신선육 기준 6700원 수준이다. 튀김유와 파우더, 소스, 포장재 등을 더한 원재료비는 1만1756원이고, 배달 플랫폼 수수료로 5729원이 더 나간다. 원재료비와 플랫폼 수수료를 빼고 남는 5500원가량에서 인건비와 임대료, 전기·가스 요금을 다시 내야 한다.


10호 닭 한 마리 무게가 1㎏ 안팎인 만큼 9~10호 시세 하락분은 마리당 2000원 수준이다. 이를 공급가에 모두 반영해도 치킨값은 2만1000원으로 8.7% 내려가는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킨 한 마리 가격은 닭 한 마리 가격과 똑같이 구성되지 않는다. 소스와 파우더, 튀김유에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인건비와 배달 수수료, 매장 임대료까지 모두 포함돼 종합적으로 결정된다"며 “소비자가격은 가맹점주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닭값이 내렸다고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도계와 가공을 마친 닭을 여러 공급업체에서 장기 계약으로 사들이고,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업체별로 단가와 조건을 미리 정해둔다. 도계와 염지, 운송에 드는 비용도 시세와 상관없이 붙는 만큼 산지 시세가 내려도 매입가가 곧바로 따라 내려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산지 가격이 내렸다고 원래 100원에 받기로 한 것을 70원에 맞춰 달라고 할 수는 없다"며 “물량이 서로 보장돼야 가맹점에 문제없이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3사가 2023~2024년 판매가를 올릴 때 내세운 이유도 원·부자재와 함께 인건비와 임차료, 배달 수수료, 가스·전기 요금 같은 가맹점 운영비였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표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실태조사에서 치킨 가맹점은 영업비용 가운데 배달 플랫폼 수수료 비중이 17.5%로 인건비보다 컸고, 영업이익률은 6.5%로 조사 업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올해 4월에는 쿠팡이츠도 전통시장 등 일부 영세 매장을 제외하고 포장 주문에 음식값의 6.8%를 중개 수수료로 받기 시작하면서 배달앱 3사 모두 포장 주문에 수수료를 매기게 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도 시간당 1만700원으로 올해보다 3.7% 오른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플랫폼 중개 수수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배달 라이더 비용 부담도 커졌다"며 “공급가격도 소비자가격도 올린 적이 없고 중량을 줄인 것도 없는데 원가의 일부인 닭 가격만 놓고 보는 건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 육계 산지가격, 4년간 해마다 10~30% 등락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산지에서 거래되는 살아 있는 닭 가격인 육계 생계유통가격 연평균은 최근 4년 동안 해마다 10~30%씩 오르내렸다.


육계 시세 변동분을 소비자가격에 바로 반영하는 방식이라면 가격 상승기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지난해 3월 1㎏당 4077원이던 9~10호 시세가 올해 3월 5308원까지 오른 만큼을 얹으면 마리당 1200원가량 오르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닭은 시세 변동이 굉장히 큰 품목이다. 지금은 시세가 내려갔지만 조금 있으면 조류인플루엔자 철이 오고, 그때 시세가 오른다고 해서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가맹점주들도 소상공인인데 한쪽만 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올해 초 밀가루·설탕에 이어 라면·식용유·제과 가격이 잇따라 내려가면서 치킨에도 같은 요구가 나오지만, 업계는 가맹사업의 구조가 다르다고 설명한다.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가맹사업은 직접 제조해 마트에 출하하는 식품사와 달리 가맹점 매출 구조까지 신경 써야 한다"며 “중개 수수료 같은 비용이 계속 유지되는 상황이라 제품 가격을 정할 때 반영해야 할 요소가 여러 가지"라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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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송민규 기자 입니다. 유통중기부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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