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대·검사·PK 지역구 이력 거치며 정치 행보는 갈라져
현안마다 이재명 정권 저격수 역할…차기 대권에서 각축전 전망
‘조직’ 가진 주진우, ‘이름값’ 가진 한동훈…각자 넘어야 할 벽 달라
▲주진우(왼쪽) 의원과 한동훈 의원의 '닮은꼴 이력'과 '대비적 행보'가 보수의 재편과 차기 대권주자를 가늠하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이재명 정권을 향해 날을 세우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나란히 놓으면 겹치는 대목이 많다. 둘 다 서울대 법대(92학번인 한 의원이 2년 선배)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검사로 출발했다. 검사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50대에 정치권에 입문해 부산을 거점으로 삼았다.
정계에 들어온 뒤의 궤적은 크게 갈렸다. 주 의원은 안정적으로 국민의힘 안에서 세를 넓혀왔다. 한 의원은 파란만장한 정치 여정을 겪다 무소속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출발점은 같았지만 정치적 생존법은 달라졌던 것이다.
주 의원은 검사 생활을 하다 윤석열 대선 후보 법률지원팀에 합류했고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에 임명됐다. 2024년 총선에서는 해운대갑에 단수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국회에 들어온 뒤에는 자신의 이름을 앞세우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수단이 유튜브 '주진우의 이슈해설'이다. 정치 현안과 형사·법률 문제를 직접 풀어 설명하는 채널로, 2일 기준 구독자가 약 48만8000명이다. 검사 출신이라는 경력을 정치 콘텐츠로 바꿔 지지층과 직접 만나는 통로를 만든 셈이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고 유튜브에서 법리 해석을 더하는 방식으로 보수 지지층의 관심이 큰 사법·수사 이슈를 자기 언어로 다룬다.
◇朱 당내에서 세 확장, 韓 밖에서 무소속 생환
주 의원의 행보는 당내 입지를 넓히는 쪽으로 이어졌다. 국회 입성 2년 만에 당대표 선거에 도전했고 이후 부산시장 경선에도 뛰어들었다. 한때 한 의원과 가까운 모습을 보였지만 당정 갈등과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거치며 선을 그었다. 유튜브에서는 “분명히 말하지만 한동훈과 같이 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당내 주류 라인에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의원의 출발점도 윤 전 대통령이었다. 2022년 법무부 장관, 2023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4년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다. 한때 '윤석열의 2인자' '황태자'로 불렸다.
관계는 예상보다 빨리 갈라졌다. 김건희 여사 문제와 채상병 특검을 둘러싸고 이견이 커졌고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치며 돌아서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됐다. 한 의원은 2025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는 결선까지 올랐지만 후보가 되지 못했다. 이후 '당원게시판 사건'을 이유로 국민의힘에서 제명됐다.
정치인에게 당적 상실은 치명적이지만 한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택했다. 여의도 복귀 이후에도 존재감은 이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관련한 검찰 내부 문서를 공개해 정국의 주목을 받았다. 추석을 앞두고는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게 부산 구포국수를 선물했다. 당적은 없지만 당 의원들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이미지=제미나이
두 사람 모두 특수통 검사 출신다운 집요함으로 최근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과 DMZ 지뢰 폭발 사건,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파고들며 여론의 중심에 섰다. 장기말로 따지면 두 사람은 보수의 차(車)와 포(包)에 해당한다.
두 사람의 차이는 정치적 자산에서 뚜렷하다. 주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라는 신분과 해운대갑이라는 지역 기반을 갖고 있다. 당원과 현역 의원, 지역 조직은 정치적 영향력을 넓히는 토대다. 주 의원은 이 기반 위에서 이름값을 키우고 있다. 한 의원은 전국적 인지도와 대선 경선 경험이 있지만 당내 조직이 없다. 원내 활동 공간은 확보했으나 당 조직은 별개의 문제다. 주 의원은 조직을 가지고 전국화를 시도하고, 한 의원은 인지도를 가지고 조직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처지다.
◇전국적 확장 vs 당내 세력화가 '숙제'
넘어야 할 벽도 다르다. 주 의원에게는 전국적 확장이 과제다. 대통령선거는 전국 단위 선거인데 검사 출신,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라는 경력만으로는 자신의 정치적 체급을 증명하기 어렵다. 경제와 외교·안보, 복지와 노동, 부동산과 교육 등 국정 전반에서 자기 브랜드를 만들어야 대권주자 여론조사 후보군에 올라간다. 중도·무당층을 끌어들일 대중적 인지도도 더 쌓을 필요성이 있다.
한 의원에게는 당 밖에 있다는 사실이 벽이다. 대통령선거는 개인 인지도만으로 치를 수 없다. 전국 조직과 당원, 현역 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 친윤계를 비롯한 당내 주류의 반발도 여전하다. 무소속 신분은 입법 활동과 당내 세력화에도 제약이 된다.
두 사람의 공통 무대는 부산이다. 주 의원에게 부산은 정치적 기반을 다지는 곳이다. 해운대갑 의원에서 부산시장 경선까지 영역을 넓혔다. 한 의원에게 부산은 재기의 장소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이어지자 보수 차기 대권주자 인물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두 사람 모두 부산에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닮은꼴' 검사 출신으로 다른 길을 걷는 주·한 의원이 지지층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