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행정·예산회계 분야 62%…총회 의결 없는 계약·조합비 부당 지출
유상범 “사업 지연·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져…상시 감시 체계 필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의 계약·회계 점검을 표현한 삽화. AI 생성 이미지
최근 4년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점검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조합 47곳에서 법령 위반 700건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9건은 수사의뢰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6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정비사업 합동점검 결과 및 위반행위 조치 실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점검을 마친 정비사업 조합 47곳에서 총 700건의 위반행위가 확인됐다. 점검 대상 조합 1곳당 평균 약 14.9건이다.
조치 유형별로는 행정지도가 4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사의뢰 129건, 시정명령 116건, 과태료 등 기타 조치 30건, 환수권고 14건 순이었다. 수사의뢰는 전체 적발 건수의 18.4%를 차지했다.
연도별 수사의뢰 건수는 2022년 30건에서 2025년 55건으로 83.3% 증가했다. 다만 연도별 점검 조합 수와 선정 기준 등이 제시되지 않아 건수 증가만으로 정비사업 전반의 위반행위가 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위반 분야별로는 조합행정이 225건(32.1%)으로 가장 많았고, 예산회계 209건(29.9%), 용역계약 176건(25.1%), 정보공개 90건(12.9%)이 뒤를 이었다. 조합행정과 예산회계 분야가 전체의 62.0%를 차지했다.
▲▲2022~2025년 국토교통부·지자체의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합동점검에서 위반행위 700건이 적발됐으며, 이 가운데 129건이 수사의뢰됐다. 자료=국토교통부·유상범 의원실
주요 사례로는 경쟁입찰 절차 위반과 총회 의결 없는 계약 체결이 확인됐다. 서울 은평구의 한 재개발 구역은 일반경쟁입찰 대상인 5000만원 초과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수사의뢰됐다. 서울 성동구의 한 재건축 구역도 총회 의결 없이 예산 범위를 초과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가 수사의뢰 조치를 받았다.
서울 성북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등록되지 않은 업체에 시공사 선정과 총회 서면결의서 징구 업무를 위탁한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 용산구와 대전 중구의 재개발 구역에서는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총회의 사전 의결 없이 체결한 사례가 확인됐다.
조합 자금을 부당하게 지출한 사례도 있었다. 부산 사하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개인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을 조합 자금으로 대납했다. 부산 금정구의 한 재개발 구역에서는 조합장·임원 해임총회에 대응하기 위해 조합 자금으로 홍보요원을 고용하고 인건비를 지급한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 강남구와 경기 군포시, 대전 동구의 정비사업 구역에서는 총회 속기록·녹음자료와 계약서 등 법정 공개 대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개를 지연한 사례도 포함됐다.
이번 자료는 합동점검을 받은 조합의 적발·조치 결과로, 전국 정비사업 조합 전체의 위반 실태를 나타내는 통계는 아니다. 수사의뢰 역시 형사처벌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며, 혐의와 책임 여부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판단된다.
유 의원은 “정비사업 현장의 불법과 부조리는 사업 지연은 물론 고스란히 조합원의 분담금 폭탄으로 이어진다"며 “정비사업 비리 근절을 위한 상시 감시 체계 구축과 강력한 단속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