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재생E 100GW…전선수요도 대규모 창출
적기 구축은 “글쎼”…‘새만금~서화성’ 지연 우려
정부 정책충돌 지적도…“중장기 계획 구체화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4년 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100기가와트(GW) 규모로 확충하는 방안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의 일환으로 공식화하면서 국내 전선업계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송전망 교체와 직류 송배전 산업 육성 등이 핵심 과제로 제시되면서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할 정부의 전력망 구축 작업이 오는 2030년까지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를 두고선 업계의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이번 K-GX 전략의 본격화에 앞서 정부 정책 실행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8일 관계부처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을 통해 지난해 기준 37기가와트(GW) 수준에 머물렀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오는 2030년까지 100GW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대규모 송·변·배전 설비 구축과 함께 2030년까지 기존 전선을 대용량으로 교체해 추가 송전용량을 확보하고, 직류(DC) 송배전 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산업단지 등에 직접 공급하는 직류 전력망 구축도 추진한다.
전선업계에서는 이번 전략이 대규모 전력망 구축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신규 수주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신규 송전망 건설뿐 아니라 기존 전력망의 용량 증대와 직류 송배전 전환 등에 따른 중장기 수요 확대가 예상되면서다.
전선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주도 대규모 국가 전력망 구축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핵심 전력망 기술 국산화와 케이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생산·공급 체계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전력망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뒷받침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와 전력 인프라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정부는 정책 구상을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 한국전력의 지중·해저케이블 발주 등 절차 지연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실제 전력망 구축 완료 시점이 정부 예고 시점(2030년)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오는 2030년까지 1차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인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다. 호남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하기 위한 대규모 HVDC 사업으로, 새만금~서화성 구간이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당초 오는 2031년이었던 새만금~서화성 구간의 준공 목표 시점을 1년 앞인 2030년으로 앞당겨둔 상태다.
다만 해당 사업의 핵심 기자재인 해저케이블 발주는 내년 초로 예고됐는데, 그간 적기 준공을 위한 적정 발주시한을 올해로 제시해왔던 업계로서는 예상 시점보다 발주 일정이 지연되면서 준공 목표 달성이 불투명해졌다고 보고 있다. 업계가 이번 K-GX에 따른 국내 전력망 교체·구축의 적기 완수 요건 중 하나로 발주 일정과 절차 등의 관리를 지목하는 까닭이다.
또한 업계에선 산업 입지 정책과 전력 수급 계획 간 정합성을 고려한 전력망 투자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데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의 경우, 당초 호남에서 발생하는 잉여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는 방안이 골자였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기존 전력망 투자 방향성에 혼선이 발생해 업계의 사업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전선업계 관계자는 “당장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만 보더라도 정부의 고전력 산업 육성 정책 충돌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원활한 전력망 구축을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 상충되는 정책에 대한 교통정리가 진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구축사업의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제약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전력망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주요 사업에 대한 인허가 절차 개선과 관계기관 간 협의 체계 강화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