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두렵다”…호실적에도 반복되는 주가 하락 [머니+]

박성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08 16:44

최근 5개 분기 잠정실적 발표일 중 4차례 주가 하락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도 반복되는 차익실현 매물

높아진 시장 기대치…반도체 호황 지속 가능성 의문
4분기 D램 가격·영업이익 증가세 둔화 전망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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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챗GPT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분기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정작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앞서 발표된 역대급 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한 사례가 잇따랐던 만큼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와 실적 선반영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2.42% 하락한 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37% 오른 26만9500원에 개장한 뒤 27만원(0.56%)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 전환해 등락을 거듭했다. 특히 장 마감 동시호가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날 최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266억원, 219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선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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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되기보다 차익실현의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7월 7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주가는 급락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1810% 증가한 89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 전망치인 약 84조원을 웃돌았다. 매출 역시 171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10% 가량 급락했고, 전 거래일 대비 6.92% 하락한 29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7일 발표된 1분기 잠정실적 당시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한 57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고, 매출도 133조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때 주가는 장중 4.87%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76% 오른 1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에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당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2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1.82%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올해 1월 8일에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지만 주가는 1.56%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도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2019년 이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전까지 총 16개 분기에서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 가운데 10차례는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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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간 삼성전자 주가 흐름(사진=N페이 증권)

실적 발표일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친 국내외 변수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호실적 발표가 차익실현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호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CNBC에 따르면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도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며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기대치가 이처럼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단순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헤베 첸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서 전형적인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 장세를 보여준 사례"라며 “이번 실적은 AI 메모리 사이클이 여전히 매우 견조하다는 점을 확인해줬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시장은 상당수의 호재를 미리 주가에 반영한 상태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7조…글로벌 빅테크 최초 100조 돌파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시장의 관심이 실적 호조보다 향후 이익 증가세의 지속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시장 관심은 1년 전부터 시작된 가파른 실적 증가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로 옮겨갔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실제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분기 약 60%에 달했던 가격 상승률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8.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3분기 증가율이 약 20%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은 계속 늘어나지만 성장 속도는 둔화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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