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벌어도 이정도라니”…삼성전자 주가에 무슨 일이 [머니+]

박성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10.08 11:06

분기 영업익 100조 돌파에도 주가 제자리
시장 기대치 못 미친 실적에 투자심리 위축

AI 기업 대규모 차입·美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부담
“삼성전자 저평가…HBM 성장 기대” 낙관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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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분기 영업익 100조원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0.19% 내린 2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0.19% 오른 26만9500에 개장한 후 27만원(0.37%)까지 올랐지만 하락 전환해 26만6000(-1.12%)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국내 기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55.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다만 이번 실적이 시장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이번 영업이익은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106조1000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영업이익과 매출 전망치인 각각 108조5000억원, 201조3000억원에는 모두 미치지 못했다.


CNBC에 따르면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아시아태평양 수석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도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사실은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기대치가 이처럼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단순히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평가를 내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의 단기 수급 요인도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9일 국내 증시 휴장을 앞둔 데다 이날 옵션 만기일과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일정이 맞물리면서 일시적인 매도 압력이 커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USA NEW YORK STOCK EXCHANGE

▲트레이더(사진=EPA/연합)

대외 악재도 잇따르고 있다. 로이터는 주요 기술기업들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이날 아시아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와 브로드컴, 오라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AI 반도체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약 5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하고 있으며,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구매를 위해 300억달러 규모의 투자적격 회사채 발행과 10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계획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스페이스X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글로벌 금융자문사 드비어그룹의 나이절 그린 최고경영자(CEO)는 “AI 인프라 구축은 현금을 기반으로 시작됐지만 점점 신용에 의존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차입에 의존하게 되면 위험의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상했던 매출이 실제로 발생하든 그렇지 않든 부채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상환해야 한다"며 “이러한 부채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채권형 펀드와 연금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7일(현지시간)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을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12월에는 약 80%의 확률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오른 점도 부담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실행할 수 있는 대(對)이란 공습 방안을 마련하도록 미 국방부에 지시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1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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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P/연합)

다만 이러한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여전히 우세하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는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의 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CLSA증권의 산지브 라나 북아시아 반도체 리서치 총괄은 “우리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과 삼성전자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수요가 공급을 계속 웃돌고 있고 2027년에는 HBM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HBM을 중심으로 내년에 보여줄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HBM 사업 확대에 따른 효과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카운터포인트는 고객사들이 반도체 주문을 앞당기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3분기 D램 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전 분기 대비 5~10%에서 10~20%로 상향 조정했다.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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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국제부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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